[K리그 어워즈] 'K리그1 최고 감독' 윤정환 "올해 굉장히 '핫한' 경기력 보여줬으니, 합당한 평가 받고 싶다"

[K리그 어워즈] 'K리그1 최고 감독' 윤정환 "올해 굉장히 '핫한' 경기력 보여줬으니, 합당한 평가 받고 싶다"

풋볼리스트 2024-11-30 07:5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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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환 감독(강원FC). 서형권 기자
윤정환 감독(강원FC).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서울] 김희준 기자= 윤정환 감독이 올해 성과에 걸맞은 대우를 받고 싶다는 생각을 넌지시 내비쳤다.

29일 서울 서대문구의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최우수감독상, 최우수선수상(MVP), 영플레이어상, 베스트11 부문에 뽑힌 각 구단 수상자들과 후보들이 자리를 빛냈다.

K리그1 감독상은 윤 감독 차지였다. 강원은 올 시즌 윤 감독의 뛰어난 리더십과 지도력을 바탕으로 리그 38경기에서 19승 7무 12패로 강원에 창단 16년 만에 첫 준우승을 선사했다. 이러한 활약은 윤 감독이 감독 7표, 주장 7표, 미디어 89표 등 전 분야에서 고른 지지를 받는 원천이 됐다.

윤 감독은 2023년 6월 시즌 도중 강원에 부임해 승강 플레이오프 벼랑까지 가는 끝에 극적인 잔류를 이끌었다. 올 시즌에는 이전보다 공격적이고 조직적인 축구를 구사하며 강원을 준우승까지 이끄는 반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시즌 초반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13라운드부터 17라운드까지 5연승을 거뒀고 24라운드부터 27라운드까지 4연승, 33라운드부터 35라운드까지 3연승을 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홈에서 포항스틸러스를 1-0으로 꺾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윤정환 강원FC 감독. 서형권 기자
윤정환 강원FC 감독. 서형권 기자

윤 감독도 강원 성적에 만족감을 표했다.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 "뜻깊은 상을 받아 미디어에도 감사하다. 이 상은 내 상이 아니다.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선수들, 구단 관계자, 프런트의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다"라며 "여기 계신 분들도 우리 팀 축구를 보며 많은 걸 느끼셨을 것 같다. 강원의 축구 색깔이 많이 달라진 모습, 새로운 선수들과 스타들이 나오는 걸 보면서 많은 표를 주신 것 같다. 그게 가장 어필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팀 분위기도 다른 팀과 비교가 될 정도로 좋았다"라고 수상 비결을 분석했다.

윤 감독은 준우승까지는 몰랐어도 이번 시즌 강원이 잘할 거란 예감은 분명 있었다고 말했다. 튀르키예에서 시작한 조금은 독특한 동계훈련에서부터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다른 팀은 태국이나 동남아로 많이 가는데 우리만 튀르키예 전지훈련을 갔다. 우리가 비밀리에 진행하려고 간 건 아니고, 많은 경기를 통해 올해 하고자 하는 걸 만들어보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큰 플러스가 됐다"라며 "그때 양민혁 선수를 처음 만나 가능성도 엿봤다. 튀르키예 전지훈련을 하면서 올해 K리그에서 일을 낼 수 있겠다는 예상은 했다. 이 정도까지는 몰랐지만 자신감은 있었다"라고 밝혔다.

윤 감독은 2017년 J리그에서 최고 감독상을 받고 올해 K리그1 감독상을 받으며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한 지도자가 됐다. 관련해 "그때는 팀 성적이 지금보다 훨씬 좋았다(일본 FA컵, 리그컵 우승). 받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이번에는 감독상을 받는 건 생각도 못했다. 팀이 잘 나갔어도 우승팀과 다른 지도자들이 있어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도 감독상을 주신 걸 감사하게 생각하며, 일본이든 한국이든 상을 받는 건 좋은 일이다. 최초의 감독이 돼 기쁘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윤정환 강원FC 감독. 서형권 기자
윤정환 강원FC 감독. 서형권 기자

강원 팬들은 윤 감독의 재계약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오죽하면 윤 감독이 K리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기 위해 무대에 서자 재계약을 해달라고 외치는 강원 팬들의 음성이 시상대까지 울려퍼졌을 정도다. 지난 시즌 강등 위기에 있던 팀을 준우승이라는 최고 성적까지 끌어올렸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윤 감독은 재계약 이슈에 신중하게 접근하면서도 기대감을 내비쳤다. 수상 공약을 묻는 질문에 "수상 전에 공약을 말했어야 했는데 수상 후에 공약을 말하는 건 조금 그렇다.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해보겠다. 정신이 없어서 지금 말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라며 공약을 무얼 하면 좋을지 되물었다. 그때 재계약 이야기가 나왔고, 윤 감독은 "노력해보겠다"라며 웃었다.

이어 "강원FC라는 팀에서 준우승은 생각하지 못한 일이다. 강원 축구가 올해 굉장히 '핫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거기에 대한 성과를 받는 건 모든 지도자가 바라는 일이다. 팀 관계자 분들, 김병지 대표님께서 결단하셔야 하는 부분이다. 시도민 구단의 상황도 있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합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지금 협의 중이고 결정나지 않은 사안이라 이 이상 말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답했다.

윤정환 감독(왼쪽), 양민혁(오른쪽, 강원FC). 서형권 기자
윤정환 감독(왼쪽), 양민혁(오른쪽, 강원FC). 서형권 기자

윤 감독이 내년에도 강원에 있는다면, 양민혁 같은 어린 선수들을 많이 기용할 생각이다. 양민혁이 자신의 후계자가 될 만한 선수로 '매탄고 출신' 유병헌을 뽑은 것에 대해 현재 강원에서 훈련 중이라 밝히며 "우리 팀은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많이 받는 곳이다. 어린 선수들을 얼마만큼 적재적소에 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김병지 대표님의 정책이 어린 선수 육성이고, 거기에 맞게 팀을 꾸려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팀 성적 역시 중요하다. 감독이라는 직업은 성적이 나지 않으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며 올해처럼 육성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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