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프로 무대에 입성한 지 어느덧 10년 넘는 시간이 흘렀다. 1군에서 1000경기 이상 소화하면서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SSG 랜더스 베테랑 야수 오태곤의 이야기다.
2010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22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오태곤은 올해까지 1군 통산 1194경기 2815타수 735안타 타율 0.261 73홈런 32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16의 성적을 남겼다.
오태곤은 롯데, KT를 거쳐 2020시즌 도중 포수 이홍구(은퇴)와의 1:1 트레이드를 통해 SK(현 SSG)로 팀을 옮겼다. 이적 후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으며, 내야와 외야를 오가면서 수비에서도 팀에 힘을 보탰다. 2022시즌에는 팀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해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한 그는 이적 대신 잔류를 택하면서 SSG와 4년 총액 18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10억원, 옵션 2억원)에 계약했다.
오태곤은 2024시즌에도 제 몫을 다했다. 117경기 247타수 68안타 타율 0.275 9홈런 36타점 27도루 OPS 0.804로 시즌을 마쳤다. 지난해(20개)에 이어 2년 연속으로 20도루 고지를 밟았다. 도루만 놓고 보면 최지훈(32개)에 이어 팀 내 2위였다.
오태곤은 "처음에는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그거라도 해서 살아보자'고 생각했다. 팀에 대주자도 필요하지 않나. 1군에 남아야 FA 일수도 채우고 연봉도 올라가니까 도루라도 해서 살아남자고 생각했다"며 "우리 팀에 빠른 선수가 그리 많지 않아서 도루에 많이 신경 썼다. 경기 후반 대주자 1순위이니 많이 연구했고, 조동화 코치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오태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슈퍼백업'이다. 그만큼 팀 내에서 오태곤의 활용도가 높다는 의미다. 오태곤은 2017년 이후 올해까지 8년간 딱 한 차례(2020년 94경기)를 제외하고는 매 시즌 100경기 이상 출전했다.
오태곤은 "슬프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모든 선수들의 꿈은 주전으로 뛰는 것인데, 그게 안 되다 보니까 한편으로는 실망스러웠다. 또 한편으로는 오태곤처럼 뛰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선수들도 있을 것"이라며 "주전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인데, 주연만 있는 게 아니라 조연도 있지 않나. '슈퍼백업'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날 필요로 하는구나', '팬들도 알아주시는구나' 싶다. 나쁘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2024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오태곤에게 어려운 시즌이었다. 세대교체의 중요성을 느낀 SSG는 2023시즌 종료 후 '리모델링'을 선언했고, 올해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가 돌아갔다. 베테랑 선수들로선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오태곤도 마찬가지였다.
오태곤은 "개인적으로는 많이 힘들었다. 4월에는 15타석밖에 나가지 못했다. 근데 이걸 티 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행동한다면 팀에게도, 내게도 마이너스"라며 "이제 프로 16년 차인데, 버티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 과정에서 우연찮게 부상자가 나오고, 또 KBO리그의 선수층이 미국이나 일본보다 얇기 때문에 주전 선수들이 144경기를 다 뛰는 게 힘들다. 내게 기회가 오니까 그때 한 번 뒤집어보자고 생각하고 버텼던 것 같고, 그렇게 마음 먹은 게 15년이 흘렀다"고 전했다.
자칫 자신의 행동이나 말 때문에 오해를 살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오태곤이다. 그는 "칭찬만 해주는 건 좋은 선배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어린 선수들에게 가끔 쓴소리도 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1루수) (고)명준이나 (전)의산이에게는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질투심에 뭐라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것 같아서 혼낼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은지 정도만 말했다"고 돌아봤다.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은 어떨까. 오태곤은 "지금은 마음이 엄청 편안하다. (경쟁을) 10년 정도 반복하다 보니까 그런 걸 좀 즐기는 것 같다. 내년엔 (주전 1루수는) 명준이가 될 수도, 내가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또 오태곤은 "팀을 옮기다 보면 그 팀만의 문화가 있는데, SSG는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게 있다. 선후배 관계가 엄격하진 않지만 선도 잘 지키고 서로 잘 지낸다. '와, 저게 돼?' 이런 마음이 들더라. 좋은 팀이고, 선수들끼리 잘 뭉친다는 걸 몸으로 많이 느꼈다"며 "나도 더 모범적으로 행동해야 하고, (동료들을) 다독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는 야구만 하기 바빴는데, 지금은 그런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베테랑으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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