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 치르던 주민에 2차례 총격…헤즈볼라 로켓발사대 공습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29일(현지시간) 사흘째로 접어든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임시 휴전이 불안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군사 행동을 중단하기로 한 레바논 남부에서는 이날 이스라엘군의 산발적인 공격이 이어졌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이날 레바논 남부 키암 마을 공동묘지에서 장례를 치르던 주민에게 이스라엘군이 총격을 가했다.
한 목격자는 휴전 이행을 감독하는 레바논군과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의 허가를 받아 숨진 친척을 매장하려는 사람들에게 이스라엘군이 2차례 총격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장례를 치르던 장소는 이스라엘군의 진영 근처였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덧붙였다.
앞서 레바논 국영 뉴스통신 NNA는 이스라엘군의 탱크 4대가 남부 접경 키암 마을 서쪽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NNA는 남부 마르카바와 탈루사 마을의 외곽을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포격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후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의 이동식 로켓발사대를 겨냥한 드론 공습도 감행했다고 현지 일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천천히 움직이는 트럭을 타격한 공습 영상을 담은 영상과 함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조금 전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의 이동식 로켓 발사대의 움직임이 포착됐다"며 "공습으로 이 위협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과 휴전 협정 위반에 대응하는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레바논 남부 일부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의 이동 제한 조치도 계속됐다.
이스라엘군 아랍어 대변인 아비하이 아드라이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레바논 남부 주민들에게 남부 60여개 마을에 "추가로 공지할 때까지 들어가지 말라"며 "지정된 선 남쪽으로 가는 사람은 누구든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군은 앞선 휴전 첫날과 둘째 날 이틀 연속 오후 5시부터 이튿날 오전 7시까지 남부 리타니강 이남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린 바 있다.
전날 헤즈볼라는 휴전 합의에 따라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를 시작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레바논 남부 최대 도시 나바티에발 기사에서 헤즈볼라 대원들이 북쪽으로 철수하며 이곳을 지나쳤다고 보도했다.
WSJ은 나바티에 바로 외곽에서 로켓 발사대를 실은 트럭이 국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또 레바논군 불도저를 실은 트럭들과 장갑차가 해안 고속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같은 날 휴전 합의를 위반하는 헤즈볼라의 활동을 확인했다며 레바논 남부에 있는 헤즈볼라의 중거리 로켓 보관 시설을 공습했다. 27일 휴전 발효 뒤 하루만에 다시 공습한 셈이다.
이와 별개의 이스라엘군 포격으로 레바논 주민 2명이 다치기도 했다.
이에 레바논군은 이스라엘이 여전히 공격을 가하고 공중 감시도 계속하고 있다며 휴전 협정 위반이라고 비난했으나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측의 휴전 합의 위반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양측은 지난 27일 오전 4시를 기해 60일간의 임시 휴전에 돌입했다.
휴전 합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리타니강 북쪽으로 물러나며 상호 군사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
hyunmin623@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