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알레포 정부군 겨냥 집중 공격
시리아 정부 후원자 러시아·이란 주의 분산 틈탄 듯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정부군의 우세로 소강상태였던 시리아 내전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시리아 반군 세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조직으로 꼽히는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시리아 북서부에서 정부군을 향해 공격을 집중하면서다.
AFP통신은 시리아 북서부의 제2도시 알레포를 향해 HTS가 진격하면서 정부군을 겨냥해 대대적인 공세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내전 감시 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HTS와 튀르키예의 지원을 받는 반정부 소규모 무장조직이 합세해 지난 27일부터 촉발한 무력 충돌로 양측에서 민간인 24명을 포함해 25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HTS의 전신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누스라전선(자바트 알누스라)이지만 현재 공식적으론 알카에다와 관계를 끊고 독립적으로 활동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알카에다와 지도부끼리 연결됐다고 본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HTS 등이 시리아 북부와 북서부에서 50개 이상의 마을을 점령했으며 이는 수년 만에 가장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시리아 정부 관계자는 "군 증원 병력이 알레포에 도착했다"며 "알레포시 서쪽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지만 반군이 아직 도시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지 일간 알와탄은 "시리아 정부군이 북서부 이들리브와 알다나에 있는 테러조직의 근거지를 폭격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의 후원자인 러시아와 이란 역시 수년 만에 벌어진 반군의 대규모 공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HTS의 시리아 정부군 공격에 대해 "이 지역 내 시리아 주권에 대한 침해"라고 비판하고 "시리아 당국이 가능하면 빨리 질서와 헌법 질서를 회복하기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번 시리아 반군의 공격을 "레바논과 팔레스타인에서 패배한 미국과 시온주의(이스라엘) 정권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같은 시리아 반군의 공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고 있고 이란 역시 레바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직간접으로 충돌하면서 시리아 정부에 대한 지원이 약화한 현 상황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또 이스라엘이 이란의 영향을 견제한다는 이유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일대와 레바논과 국경 지대를 폭격하면서 정부군의 역량이 타격을 입었다.
2011년 발발한 시리아 내전은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이 2015년 러시아의 개입에 힘입어 승기를 잡았으나 아직 끝나지는 않았다.
이들리브주 대부분과 인근 알레포·하마·라타키아주 일부 등 시리아 서북부를 장악한 HTS는 시리아에서 가장 강력한 반군 단체로 꼽힌다. 이 조직은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인 살라피즘과 성전주의를 신봉한다는 점에서 알카에다와 유사하고 이슬람주의 국가 수립을 최종 목표로 정부군과 대결하고 있다.
시리아 동북부엔 미국의 지원 속에 쿠르드족 민병대 시리아민주군이 포진하고 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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