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외국인 유학생’ 대한민국 경제 성장판 다시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지난 28일 청주에서 개최된 ‘2024년 한국전문대학국제교류협의회 하반기 세미나’ 축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지역 정주를 이끌어 대학을 살리고 지역 소멸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 도입을 앞두고 교육계에서는 전문대학의 지역 정주 인력 양성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광역자치단체장인 김 지사의 이 같은 발언에 교육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 지사는 “소멸 지역에서 대학이 사라지는 것은 지역 소멸을 가속화하고 지역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대학을 살려야 한다”며 “저출생 시대에 대학은 국제 대학으로 성격을 바꿔야 생존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공장에 근로자가 없고 농촌에 농부가 없는 등 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외국인 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외국인 유학생이 졸업 후 일하는 것이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 이들이 일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아울러 유학생을 지속 관리하는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 많은 유학생이 한국에서 공부하고 일하며 정착까지 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성장판을 다시 한번 열 수 있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 유학생 ‘최소’ 모집해서 ‘최고’ 관리해야 = 비자제한 예방 방법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학령인구 급감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확대되고 한국 유학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종식 청암대 국제교류원장은 이날 유학생 이탈을 막기 위해서 ‘유학생들의 목표와 비전 설정’ ‘유학생 데이터 관리’를 강조했다.
박종식 원장은 ‘비자제한 예방과 노하우, 강사 관련 주요 이슈 대처법’ 강의에서 “비자제한대학 예방 방법 첫 번째는 ‘데이터 관리’다. 일반대학에서는 국제교류처 직원 한 명이 유학생 50명을 담당하는데, 전문대학은 직원 한 명이 100명~200명을 관리한다. 이럴수록 데이터 관리가 중요해진다”고 제언했다.
이어 박 원장은 “비자제한은 유학생 입학·유치 단계에서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돈을 벌기 위해 유학 온 학생들도 항상 목표와 비전을 갖고 계획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유학생들의 졸업 후 진로, 취업 후 미래 설계, 사회 진출을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국제교류처를 대학의 교무, 학생, 취업, 사무, 기획, 산단 등 여러 부서와 함께 체계적으로 협력해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거와 달리 유학생 유치가 ‘단순 유치’에 끝나지 않고 ‘입학-졸업-취업-정주’까지 이어지는 로드맵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문대학표 유학생 로드맵은 내년 도입되는 라이즈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박 원장은 “유학생 100명 이상인 대학은 유학생 데이터를 종합 관리해야 한다. 불법체류율 데이터 적용 기간을 매월 확인하고 기록해야 한다”며 “학생 일대일 상담, 강사면담 등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목표가 변했는지 지속 관리해야 한다. 유학생을 최소로 유치해 최고로 관리하길 바란다. 유학생 관리는 머리보다 가슴으로, 가슴보다 발로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 “‘재학 중인 유학생’ 홍보팀으로” 제언 눈길 = 유학생 대상의 홍보 방법에 대한 강의도 이어졌다. 대학에 재학 중인 유학생과 현지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대학 홍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SNS 홍보 채널도 급변하고 있다. 이에 맞춰 유학생 유치에서도 현지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플랫폼과 SNS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타겟 특성에 맞춰 홍보 방법도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정근 경복대 국제교육처장은 이날 ‘Digital Marketing in Emerging Market’ 발표에서 이러한 내용을 주장했다 안정근 처장은 SNS 팔로워 수가 많은 유학생이 있다면 대학 홍보 운영팀으로 섭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 처장은 “팔로워가 많은 재학생이나 현지 학생의 SNS 채널을 이용해야 한다. 우리 대학 정부초청장학생(GKS) 가운데 팔로워 수가 800여 명인 학생이 있다. 이 학생 SNS에 실습수업 동영상을 올렸는데 하루 만에 조회수가 1만 명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로컬 SNS에서 대학 홍보도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유학생 프로그램을 단순하게 홍보하는 것보다 유학생의 일상 모습에서 프로그램을 노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처장은 “홍보 채널이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으로 바뀐지 5년이 넘었다. 이후 텔레그램, 링크드인(Linked In)으로 바뀌었다. 로컬 SNS에서도 학생들이 대학에 대해 알아 본다”며 “홍보팀을 재학 중인 유학생 중심으로 구성해야 한다. 전문대학도 온라인 마케팅 비중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외에도 유학생 비자 제도 소개와 향후 법무부 이민 정책 방향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박중규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체류관리과 주무관은 ‘2024 유학 비자 정책 안내’에서 법무부가 지난 9워 발표한 신(新)출입국·이민정책을 언급하며 향후 법무부 정책 방향을 짚었다. 박중규 주무관은 “이민정책 관점에서 유학 비자 정책이 필요하다. 법무부가 지난 9월 발표한 신(新)출입국·이민정책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의 졸업 후 취업까지 연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법무부는 이를 ‘졸업 유학생 취업 연계’라고 정의내리고 있다”며 “법무부는 향후 이들이 구직기간을 늘리고 졸업 후 비전문분야에 취업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번 세미나에서는 △이진영 한국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지원부장의 ‘해외일경험지원사업(WELL)소개와 운영방안’ △이애경 국립국제교육원 토픽기획팀장의 ‘한국어능력시험(TOPIK)의 역할과 발전’ △조성현 단국대 국제교류처팀장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 전략과 방향’ △신미경 교육부 교육국제화담당과장의 ‘교육부 스터디코리아 300K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확대 방향’ △김홍길 경남정보대 국제교류처 교수의 ‘4주기 교육국제화역량인증제 대응 방향’ 등의 강의가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 전문대학 70개교의 국제교류처(원)장, 교직원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이용화 한국전문대학국제교류협의회장(충청대 국제교육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국제교류 부서가 고달프고 힘든 일을 하고 있지만, 유학생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이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 힘을 얻는다”며 “협의회가 앞으로 회원교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우수한 해외 인재 유치 지원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이날 축사에서도 ‘지역 정주형’ 외국인 유학생 유치 중요성이 언급됐다. 한상신 국립국제교육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전문대학 유학생 수는 전체 유학생 수의 약 7%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전문대학국제교류협의회와 협의해 전문대학에 도움이 되는 박람회를 개최하고자 한다”며 “내년부터 라이즈가 시작된다. 전문대학의 새로운 도약 기회다. 해외인재 영입 통로로 전문대학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외국인 유학생이 전문대학 졸업 후 지역 산업체에 취업해 정착까지 하는 형태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호 충청대 총장도 이날 축사에서 “전문대학은 ‘현장 맞춤형 인재’를 양성한다는 강점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유학생 나아가 이주민을 지역에 정착시켜 지역 소멸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유학생 모집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줘 유학생들의 정착도 이끌어 내야 한다. 앞으로 이런 부분에서는 한목소리가 나올 것이다”며 “유학생 지역 정주를 기반으로 대한민국이 한류를 넘어 우뚝 설 것이다. 이번 세미나에서 전문대학 국제교류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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