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표’ 대규모 농협 인사 나온다…핵심 키워드는 ‘쇄신’과 ‘탕평’ [한양경제]

‘강호동표’ 대규모 농협 인사 나온다…핵심 키워드는 ‘쇄신’과 ‘탕평’ [한양경제]

경기일보 2024-11-29 18:19: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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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지난 3월 11일 오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취임식’에서 강호동 신임 농협중앙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11일 오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취임식’에서 강호동 신임 농협중앙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구상하는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을 현실화할 첫 대규모 인사가 나온다. 올해 3월 취임한 이후 조직 안정화에 힘써온 강 회장이 임기 2년차를 앞두고 연말 정기 인사를 통해 인적 쇄신을 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역대 회장 임기 초반 인사권 행사에 드라이브를 걸었던 것과는 달리 ‘인재 풀(pool)’ 검증에 주력해 온 강 회장이 능력과 비전이 검증된 인적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면서도, 농협 내부의 고질적인 연고주의 등 특정 지역 편중을 극복하기 위해 ‘탕평’ 인사에 신경을 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다음달 초 농협중앙회와 주요 계열사 상무(보) 등 집행간부급 인사를 시작으로 부실장, 지역본부장, 지점장 등 M급 인사가 연말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통상 연 2회 정기인사를 단행하는 일반적인 기업과 달리 농협은 관례적으로 연 1회 정기인사를 실시한다.

 

중앙회장이 직접 관여하는 주요 임원 인사를 제외하고도 중앙회만 8본부, 35부 체제로 구성돼 있는 데다, 중앙회 차원 인사 이동 외에도 지주 관할 계열사가 26곳에 이르는 만큼 대규모 인사다.

 

특히 올해 연말 정기인사는 지난 3월 25대 농협중앙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8개월 만에 강 회장 체제 하에서 처음 선보이는 대규모 정기인사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강 회장은 취임 당시 ‘변화와 혁신’을 구호로 내걸며 농협 조직의 일대 쇄신을 시사했다. 그는 취임식 당시 선포한 ‘비전 2030’을 통해 △농·축협 중심 지도·경제 사업 재편 △금융부문 초일류화 △디지털 기반 생산·유통 체계 구축 △중앙회 조직 혁신 등을 강조했다.

 

또 농협중앙회는 지난 7월 강 회장이 취임 당시 공약으로 제시한 ‘미래전략실 신설’을 구체화하며 중장기 경영 전략 수립 등 범농협 발전을 위한 종합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조직 개편을 추진했다.

 

다만 강 회장은 취임 직후 중앙회장의 의중을 가장 많이 반영해야 하는 비서실장과 전무이사 등 핵심 보직이나,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급 인사로 인사 폭은 최소화해 왔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내부에서는 강 회장이 과거 취임 초기 인사권을 과도하게 행사하는 관례와 달리, 신·구 권력 교체기라는 측면을 감안, 조직 안정화를 위해 인사권을 최소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협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과거 중앙회장이 교체되면 임기 초반부터 ‘자기 식구 심기를 한다’는 비판에 내부 갈등이 증폭되는 악순환을 보여왔다”면서 “오랫동안 조합장으로 일하면서 농협 내부 갈등을 지켜본 강 회장 입장에서는 무리한 인사로 내부 갈등을 증폭시키는 불편한 임기 초반을 보내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임기 2년차를 맞는 대규모 인적 교체가 이뤄지는 연말 정기인사에서는 강 회장이 추구하는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의 청사진을 그려나갈 의중을 반영한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다음달 공개될 정기인사 결과는 강 회장이 본격적으로 임기 2년차 이후 그려나갈 농협 경영 방향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일단 첫 정기인사에서는 해당 분야의 능력과 비전을 갖춘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변화와 혁신’을 기치로 내건 강 회장이 구상하는 청사진에 퍼즐을 맞출만한 인재를 적절한 보직에 배치하며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실제 강 회장 취임 이후 중앙회 내부적으로 농협 내부 인재풀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인사 밑그림을 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전반의 정책 방향성과 조직개편에 맞춰 인사 대상자의 전문성을 고려하는 인력 배치를 최대 주안점을 둔다는 의미다.

 

다만 인력 자원의 전문성을 고려하는 한편 연고주의를 벗어나는 지역 안배에 주안점을 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동안 중앙회장의 출신 지역에 따라 인사 공정성이 훼손된다는 지적을 감안한 조치다.

 

민선 이후 역대 농협중앙회장은 출신지에 따라 인사 갈등이 표면화되는 경향이 짙었다. 기존 농협중앙회장들이 출신 농협을 중심으로 한 연고주의 영향으로 인사 뒤마다 잡음이 불거져 나왔다.

 

전임 이성희 중앙회장은 경기 성남지역 조합장을 지냈고 앞선 최원병 중앙회장은 경북 경주, 김병원 중앙회장은 전남 나주가 연고지다. 강 회장은 경남 합천율곡농협 조합장 출신이다.

 

이에 따라 올해 연말 정기인사에서는 능력과 비전을 갖춘 인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면서도, 임기 2년차를 무난히 출발할 수 있도록 지역 탕평 인사가 인사 기조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인사 기조는 농협중앙회장이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없는 농협경제지주나 농협금융지주 인사에서도 반영될 것이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최근 농협금융지주 계열사 인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일각에서 교체 가능성을 거론하는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의 후임으로 강 회장의 동향 인사를 거론하고 있지만 실제 상층부 기류는 다르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강 회장의 업무 스타일을 잘 아는 농협중앙회 한 관계자는 “강 회장은 주변에서 인사 추천을 받더라도 가장 먼저 추천 대상자가 해당 분야 전문성이 있는지를 되물어 봐 추천자를 난처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인사 대상자의 전문성을 가장 우선하면서도 지역 안배를 통해 조직 안정화 속에서 임기 2년차의 추진 동력을 얻겠다는 것이 이번 인사의 가장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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