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로는 16년 만에 K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은 조현우(33·울산 HD)가 “멈추지 않고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현우는 29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진행된 하나은행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한 뒤 기자회견에서 “믿기지가 않는다. 선수들 덕분에 받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내년에 또 받지 말라는 법은 없다. 내년에도 최선을 다해 팀에 도움이 되고, 또 좋은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K리그1 전 경기(38경기)에 출전해 40실점을 기록한 조현우는 시즌 내내 울산의 골문을 든든히 지키며 K리그1 3연패 핵심 주역으로 활약했다. 덕분에 조현우는 안데르손(수원FC), 양민혁(강원FC)과의 경합에서 이겨 MVP 영예를 안았다. 골키퍼가 K리그 MVP를 받은 건 2008년 이운재(당시 수원 삼성) 이후 16년 만이다.
평소 많은 주목을 받기 힘든 ‘골키퍼 MVP'라는 데 더욱 의미가 컸다. 조현우는 “저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 골키퍼가 MVP를 받은 게 정말 오래됐더라”라며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좋은 골키퍼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저로 인해서 K리그 골키퍼들이 전세계에서도, 국가대표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크다. 8회 연속 베스트11 선정도 9회, 10회로 목표로 삼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MVP 수상 욕심을 여러 차례 드러냈던 조현우는 “사실 작년에 받고 싶었다. 하지만 훌륭한 선수들이 많아서 받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이번에 받으니 기분이 남다르다. 정말 머리가 하얗게 되더라. 이 기분을 내년에 또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기부여가 됐다. 축구를 하면서 소중한 경험이 됐다”고 웃어 보였다.
이날 시상대에 오른 조현우는 MVP 상금(1000만원)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축구를 하는 후배들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혀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조현우는 “어릴 적 조현우는 축구를 참 좋아했다. 힘든 환경 속에서도 축구만 바라보면서 하루하루를 지냈다”며 “어릴 때부터 축구선수가 돼서 어린 친구들한테 꿈이 되고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어 “오늘 MVP를 받으면서 누군가의 꿈이 될 수 있어서 기쁘다. 누군가는 저를 보면서 나라를 대표하는 꿈을 가지기를 바랐다. 앞으로도 힘든 환경 속에서 힘든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힘든 친구들을 위해 상금을 쓰자는 이야기는 아내와도 이미 이야기를 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열심히 축구하고 하루하루 재미있고 행복해하는 친구들을 위해 기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상을 받아 그 생각을 실천할 수 있게 돼 기쁘고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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