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숙한 '인간 병기' 아빠 역…"멋있다고 생각하는 남자 캐릭터"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배우로 활동하면서도 계속 다른 무언가를 찾아 헤맸어요. 배우 말고도 운명 같은 직업이 있지는 않을까 고민했죠. 인제야 배우라는 직업을 스스로 선택한 것 같아요."
친형 류승완 감독의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로 데뷔한 배우 류승범은 첫 작품에서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몇 년 만에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진 배우로 성장했다.
돌연 연기 활동을 중단하고 해외로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충무로의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혔는데, 정작 본인은 당시까지만 해도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고 한다.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류승범은 "마음대로 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왕성한 연기 활동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며 "탐색 끝에 배우의 길로 다시 돌아왔는데, 이번에는 제 선택인 만큼 책임감도 크게 느낀다"고 말했다.
이런 마음으로 그가 출연한 작품은 이날 공개된 쿠팡플레이 새 시리즈 '가족계획'이다. 특수한 능력을 갖춘 가족이 악당들을 처단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류승범은 아내 한영수(배두나 분)밖에 모르는 '영수 바라기' 백철희 역을 맡았다. 어린 나이부터 특수 교육대에서 '인간 병기'로 훈련받은 백철희는 초인적인 격투 능력을 갖췄지만, 어딘가 어리숙하다. 아내 앞에서도, 자녀들 앞에서도 쩔쩔맨다.
류승범은 이런 백철희가 평소 그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남자, 되고 싶은 남자와 닮아"서 배역을 선택했다고 했다.
"결혼하고, 딸을 낳고 보니 집안에 아빠의 역할은 따로 있는 것 같아요. 영수가 대장이라면, 철희는 구석에 찌그러져 있는 느낌이죠. 필요할 때만 힘을 쓰는 멋진 남자예요."
피 튀기는 액션 장면도 나오지만, 류승범은 백철희를 조금 더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캐릭터로 묘사하는 게 목표였다.
극 중 백철희는 사춘기 자녀들이 속을 썩일 때 지그시 눈을 감고 고개를 돌리곤 하는데, 류승범은 "이게 제가 생각하는 아빠의 모습인 것 같다"며 "골치 아플 때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자의 트라우마 때문에 한 지붕 아래서도 뭉치지 못하던 주인공들이 점차 성장하면서 마음을 열고, 가족으로 하나가 되는 이야기를 그려낼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는 류승범은 "지금이 인생의 황금기인 것 같다"며 "제일 꽃다운 시간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저는 어제나 내일을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궁금한 것도 많고, 현재에 최대한 충실히 살려고 하죠. 저는 꾸준히 변화하는 사람이에요. 한결같은 사람이 부러운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웃음)"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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