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스벅·도토루·루이싱…한·미·일·중 입맛 홀린 샐러리맨 커피갑부 신화

메가·스벅·도토루·루이싱…한·미·일·중 입맛 홀린 샐러리맨 커피갑부 신화

르데스크 2024-11-29 17:03:40 신고

3줄요약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사랑처럼 달콤한 것이 커피다."


프랑스 나폴레옹 황제의 최측근이자 당대 최고의 권력가 중 한 사람인 '탈레랑'의 유명한 문장이다. 미식가로도 정평이 나 있었던 탈레랑은 수많은 음식 중에서도 유독 커피를 좋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최상류층 인사들의 전유물이었던 커피는 오늘날에 이르러 대중화·보편화 됐지만 그 인기만큼은 예전 못지않다. 커피를 마시는 것 자체가 습관처럼 여겨질 정도다. 덕분에 커피 사업으로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오른 기업들까지 등장했다. 각기 다른 개성과 맛, 서비스를 앞세워 글로벌 소비자들을 공략한 결과다.

 

가격·컨셉 전부 다른 메가커피·스타벅스의 공통점 회사원 출신 '흙수저 신화'

 

한국에서 매장 수가 가장 많은 커피 브랜드는 '메가MGC커피(이하 메가커피)'다. 11월 기준 메가MGC커피의 국내 매장 수는 3335개에 달한다. 메가커피는 올해 저가커피 브랜드 최초로 가맹점 3000호를 돌파한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이디야커피를 누르고 국내 전체 커피브랜드 중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한 브랜드가 됐다.

 

메가커피 브랜드를 탄생시킨 장본인은 하형운 전 대표다. 하 전 대표는 연세대를 졸업한 뒤 30대 초반까지 대형 외국어 학원의 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당시 그는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퇴근 후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르를 했는데 그 때 외식업종이 자신의 적성과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결국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고 1996년 메가커피의 시초인 '앤하우스' 카페를 열었다.

 

카페 운영이 한창이던 시기 그는 한 직원이 매일같이 저렴한 주스를 사먹는 모습을 보고 '박리다매' 전략을 착안해냈다. 이후 2015년 서울 홍익대학교 상권에 저가 커피를 컨셉으로 한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메가커피 1호점을 세웠다. 이후 메가커피는 가성비 커피 브랜드로 입소문을 바탕으로 매장수를 빠르게 늘려나갔고 성장세가 정점을 찍었던 2021년 하 대표는 메가커피 운영 주체인 '앤하우스' 지분 100%를 우윤파트너스, 프리미어파트너스 등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1400억원이었다.


▲ 하형운 앤하우스 창업주 (사진 왼쪽)와 김대영 우윤파트너스 대표. [사진=연세대동문회, 메가MGC커피]

 

지난해 12월 기준 앤하우스 최대주주는 우윤파트너스(66.20%)다. 나머지 지분은 프리미어파트너스(33.80%)가 소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우윤파트너스는 김대영 대표와 부인인 나현진 씨가 총 지분 99%를 보유한 회사다. 나머지 1%를 보유한 한다자산운용은 나 씨가 대표이사에 올라 있다.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대영 대표는 서울고를 거쳐 미국 뉴욕주립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학위를 끝낸 뒤 그는 1992년 보라물산을 창업하면서 식자재 유통·판매 사업에 나섰다. 1998년 보라물산의 사명을 보라티알로 바꿨다. 김 대표는 2017년 보라티알의 코스닥 상장과 동시에 우윤파트너스를 설립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한 커피 브랜드는 세계 최고의 커피 브랜드로 꼽히는 '스타벅스'다. 지난해 기준 스타벅스는 미국 전역에 약 1만6346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1971년 ▲제리 볼드윈(Jerry Baldwin) ▲지브 시글(Zev Siegl) ▲고든 보커(Gordon Bowker) 세 명의 동업자가 미국 시애틀에서 커피 원두와 장비를 판매하는 소매점을 열면서 시작됐다. 이들 모두 미국 샌프란시스코 대학 출신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스타벅스는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저가 커피 브랜드였다.

 

지금의 스타벅스를 만든 장본인은 하워드 슐츠 명예회장이다. 하워드 슐츠 명예회장은 1953년 뉴욕 출생으로 과거 그의 집안 형편은 넉넉하지 않았다. 그는 학창시절 임대아파트에서 자라면서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식축구에 전념했다. 결국 미식축구 선수 자격으로 노던미시간 대학교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지만 이내 다른 선수에 비해 재능이 부족한 것을 깨닫게 됐고 결국 평범한 회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그가 취직한 곳은 커피 기계를 판매하는 회사였다. 그 시기 스타벅스 창업자들을 처음으로 만났고 약 1년여 만에 스타벅스 유통 및 마케팅 팀으로 이직했다.

 

당시 하워드 슐츠 명예회장은 미국에서 고급 커피에 대한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을 회사에 계속 피력했지만 당시 경영진들은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는 회사를 떠난 뒤 에스프레소 바인 지오날레를 설립하고 시카고에 첫 매장을 오픈했다. 그의 판단은 정확했고 지오날레는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시대에 뒤쳐진 스타벅스는 급격한 경영 악화로 파산 위기에 까지 몰렸다. 하워드 슐츠 명예회장은는 지오날레를 설립한 지 3년 만인 1991년 과거 자신이 몸담았던 스타벅스를 인수했다. 이후 스타벅스는 하워드 슐츠 명예회장 체제 하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됐다.

 

올해 3월 기준 스타벅스의 최대주주는 세계적인 투자회사 뱅가드그룹(9.57%)이다. 이어 ▲블랙록(6.70%) ▲스테이트 스트리트(4.00%) 등이 스타벅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같은 기간 개인 최대주주는 하워드 슐츠 명예회장이다. 그가 보유한 주식은 2179만5538주로 평가금은 원화 기준 약 3조400억원 규모다. 그는 스타벅스 인수 당시 세계 최초로 모든 일반 종업원에게 스톡옵션을 제공했다. 하워드 슐츠 명예회장은 1986년부터 2000년, 2008년부터 2017년,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총 세 차례 회사 CEO를 역임한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명예회장 (사진 왼쪽)과 브라이언 니콜 스타벅스 CEO. [사진=Starbucks]

 

현재 스타벅스를 이끌고 있는 인물은 브라이언 니콜 CEO다. 그는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점 '치폴레 멕시칸 그릴' CEO를 역임한 이력을 지녔다. 1974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그는 마이애미 대학을 졸업한 뒤 미국의 다국적 소비재 기업인 P&G에 입사했다. 그는 이곳에서 브랜드 매니저로 근무 한 뒤 2002년 프링글스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그는 피자헛, 타코벨 등에서 수년간 경력을 쌓으며 2018년 치폴레 멕시칸 그릴의 CEO 자리에 올라섰다. 그는 치폴레 멕시칸 그릴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그가 CEO로 취임한 이후 치폴레 멕시칸 그릴의 매출은 두 배로 증가했고 주가는 700% 이상 상승했다. 브라이언 니콜은 올해 8월 스타벅스의 CEO 자리에 임명됐다.

 

스타트업 성공 신화 中 루이싱커피…브라질 커피로 공전의 히트 기록한 日 도토루 커피

 

중국에서 매장 수가 가장 많은 커피 브랜드는 중국 토종 브랜드로 알려진 '루이싱커피(瑞幸咖啡)'다. 루이싱커피는 2017년 자금성 내에 1호점을 개점한 이래 지난해 기준 중국 전역에 1만 여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루이싱커피 역시 한국의 메가커피와 마찬가지로 중국을 대표하는 저가 커피 브랜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올해 기준 루이싱커피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약 11.18위안(원화 약 2000원)이다.

 

루이싱커피의 창업주는 루정야오(陸正耀) 회장이다. 그는 1969년 푸젠성 출신으로 베이징 과학기술대학교에서 자동차학과를 전공했다. 졸업 후 허베이성에서 2년 동안 공무원으로 일했다. 그는 공무원 재직 당시 공직사회 문화가 자신과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가 최초 설립한 기업은 'UCAR'이라는 차량 공유 서비스 회사다. 루정야오 회장이 도입한 '공유' 컨셉은 중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덕분에 회사 역시 빠르게 성장했다.

 

이후 2017년 UCAR의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첸즈야와 함께 루이싱커피를 설립했다. 루정야오 회장은 두 번째 사업인 루이싱커피에도 파격적인 전략을 도입했다. 음료 주문을 오로지 휴대폰으로만 가능하게 만드는 등 인건비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 전략을 펼쳤다. 루이싱커피의 가격 경쟁력은 타 경쟁자에 비해 압도적인 면모를 보였다. 덕분에 루이싱커피는 창업 1년 만에 중국 28개 지역에 약 2300개의 매장을 보유한 초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2019년에는 당시 아시아 기업 역대 최대 규모로 자금을 조달해 미국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 루정야오(陸正耀) 루이싱커피 창업주. [사진=Luckin]

 

상당한 부침도 있었다. 2018년 루정야오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의 분식회계 의혹이 밝혀지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당시 중국 당국의 조사 결과 매출의 절반 이상이 조작된 것이 밝혀져 미국 나스닥에서도 상장 폐지 통보를 받았다. 결국 루정야오 회장은 루이싱커피의 모든 직함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루정야오 회장은 자숙의 시간도 없이 곧장 재기에 나섰다. 2022년 또 다른 커피 브랜드 코티커피를 내놓았다. 코티커피는 현재 매장 수를 빠르게 늘려가며 중국 커피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많은 매장 수를 보유하고 있는 커피 브랜드는 '도토루커피'다. 지난해 기준 일본 내 도토루커피 매장 수는 약 1070개 가량이다. 도토루커피 역시 '저가커피' 브랜드로 명성이 자자하다. 도토루커피는 일본 내에서 커피 문화가 한창 자리를 잡기 시작했던 1980년 도쿄 하라주쿠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 도토루커피는 편하게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공간으로 각광받으며 큰 인기를 얻었고 이후 매장 숫자를 빠르게 늘려 나갔다.

 

도토루커피의 창업주는 '토리바 히로미치(Toriba Hiromichi)'다. 1937년 사이타마현에서 태어난 그는 사이타마 현립 상업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어린 나이에 곧바로 외식 업계에 뛰어들었다. 그는 도쿄의 한 카페에 취직했고 해당 지점 점장까지 올랐다. 그는 스무살이 되던 1959년 브라질로 여행을 가게 됐는데 그곳의 매력에 흠뻑 빠져 커피농장에 취직까지 하며 장기체류 했다.

 

토리바 히로미치는 3년간 브라질에 머물다 1962년 도쿄 돌아와 커피원두를 볶는 로스팅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직접 볶은 원두를 소비할 목적으로 1980년 지금의 '도토루커피'를 열었다. 도토루카페 상호명은 과거 그가 브라질에서 거주했던 집이 위치한 상파울루 '도토루 핀토 페라즈 거리'에서 따왔다.


▲ 토리바 히로미치 도토루커피 창업주 (사진 왼쪽)와 오바야시 아오시 도토루니치레이홀딩스 회장. [사진=도토루니치레이홀딩스]

 

도토루커피를 운영 주체는 '도토루니치레이홀딩스'다. 도토루니치레이홀딩스는 도토루커피가 일본 내 레스토랑 체인 '니폰레스토랑시스템'에 흡수·합병되면서 설립된 법인이다. 현재 일본 도쿄증시에 상장돼 있다. 올해 6월 기준 최대주주는 '오바야시 아오시(14.89%)'이다. 오바야시 아오시 회장은 니폰레스토랑시스템의 창업주로 일본의 외식업계의 신화로 불리는 인물이다. 오바야시 아오시 회장은 지금도 기업 경영 일선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이밖에 ▲오바야시 가족(8.18%) ▲토리마 히로미치(2.98%) 등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바야시 아오시 회장은 1944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도쿄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곧장 도쿄의 한 증권회사에 취업했다. 그는 증권회사에서 일하던 중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게 됐고 이후 직접 파스타를 주메뉴로 하는 음식점을 차렸다. 이 음식점은 지역에서 알아주는 '맛집'으로 소문났고 오바야시 아오시 회장은 첫 번째 사업의 성공을 발판삼아 점차 사업 영역을 넓혀나가 마침내 일본 최대 규모의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오너로 거듭났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커피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음료로 대중들의 수요가 많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창업을 생각하는 사업 아이템 중 하나다"며 "고물가 시대에도 직장인 대부분이 하루에 한 잔 이상 커피를 마시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한 저가커피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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