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현요셉 기자] 장금상선 그룹의 오너 일가를 둘러싼 편법 증여와 자금 대여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급성장한 ‘오너 2세’ 기업의 정당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최근 흥아해운 지분 매각과 자금 대여 문제, 그리고 정태순 회장의 재단 설립 논란까지 이어지며 그룹의 투명성 부족과 오너 중심 경영이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다.
◆ 삼성家의 불법 증여 사건, 장금상선과의 유사성
삼성가는 과거 계열사 간 부당 지원과 편법 증여로 막대한 비판을 받으며 국민의 공분을 샀다. 그 결과 이재용 부회장은 실형 선고까지 받았다. 그룹 차원에서 오너 2세 및 3세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불법적인 자금 대여와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경영권을 공고히 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적 반감과 더불어 법적 제재를 받았으나, 재벌 승계 과정에서의 편법 증여 문제가 한국 경제계의 고질적 문제로 자리 잡았다.
장금상선의 최근 행보는 삼성가와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오너 일가의 자금 대여와 계열사 간 불투명한 거래가 급성장한 ‘오너 2세’ 기업의 성장 배경으로 의심받고 있다.
◆ 장금상선과 오너, 불투명한 구조에 국민적 반감
장금상선은 1989년 설립된 국내 해운업계 ‘빅2’ 중 하나로, 정태순 회장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의 지배구조는 정 회장이 100% 소유한 홍콩 법인을 통해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외부 견제 없이 자금을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경영 방식이 알려지면 국민적 반감을 사기에 충분하다.
기업의 자금은 공적 신뢰와 연관되어야 하지만, 장금상선은 오너 일가의 사적 이익을 위해 자금을 활용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 장금상선, 오너 2세 기업 성장과 자금 대여
2024년 11월, 장금상선이 오너 2세 정가현 씨가 운영하는 계열사들에 대규모 자금을 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대여 금액은 시노코페트로에 3253억 원, 장금마리타임에 2665억 원, 시노코탱커에 1719억 원으로, 총액은 약 8000억 원에 달한다. 이들 회사는 모두 정가현 씨가 지분을 대다수 보유하고 있어, 그룹 자금이 특정 개인의 사적 기업 성장에 집중적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 씨가 소유한 기업들은 최근 10년간 자산과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예컨대 시노코페트로는 자산이 9214억 원에서 4조 980억 원으로, 매출은 427억 원에서 8394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은 장금상선의 자금 지원 덕분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자금 흐름은 그룹 재무 건전성을 저해할 뿐 아니라, 계열사 간 과도한 의존성을 초래하여 ‘줄도산’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대외적으로는 성장을 이루는 듯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불투명한 자금 운영과 집중화로 인해 그룹 전반의 안정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 흥아해운 지분 매각과 상속 준비 의혹
2024년 4월, 장금상선은 계열사 흥아해운의 지분 5.82%를 매각하면서 주식시장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매각은 장금상선이 흥아해운을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이루어진 대규모 지분 매각으로, 총액은 약 419억 5800만 원에 달한다. 장금상선은 공식적으로 “유통 주식 수가 적어 주가 변동성이 심한 점을 완화하기 위해 매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거래 상대방을 공개하지 않아 투명성 문제를 남겼다.
투자자와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단순한 변동성 완화 이상의 이유가 있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흥아해운 주가가 매각 직전 45% 이상 상승한 점을 들어, 장금상선이 시세 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한,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이 오너 2세의 상속 준비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흥아해운 지분 매각과 오너 2세 기업에 대한 자금 대여 문제는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장금상선이 흥아해운 지분 매각으로 얻은 자금이 정가현 씨가 소유한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거나, 상속 자금 마련을 위해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장금상선의 내부 자금 흐름이 그룹 전체의 이익보다 오너 일가의 재정적 목표를 우선시하고 있다는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정태순 회장과 천공 재단 설립 논란
2022년,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이 설립한 정법시대문화재단이 천공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 재단은 정 회장이 개인 자산 3억 원을 출연해 설립한 비영리 단체로, 장금상선도 2019년과 2022년에 각각 1억 원씩 기부하는 등 지속적으로 재단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이 재단의 활동은 천공의 강연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으며, 공익적 목적보다 특정 개인의 철학과 사상을 전파하는 데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천공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멘토라는 점에서 정치적 논란으로 확산되었다. 천공의 강연 중심으로 재단 활동이 운영된다는 점은 기부금 사용의 목적성과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재단이 장금상선의 자금을 활용해 천공의 강연과 관련된 행사를 지원하는 방식은 그룹의 공익적 기여를 약화시키며, 그룹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김건희 여사와의 연관성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재단 설립과 지원이 단순한 개인적 신념을 넘어 정치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는 장금상선이 기업 활동과 정치적 논란의 경계를 명확히 하지 못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 장금상선, 기업 이미지와 대중적 우려
이 세 가지 사건은 각각 독립적인 문제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장금상선 그룹의 지배구조, 자금 운영 방식, 오너 일가의 경영 관여라는 공통된 맥락에서 연결되어 있다. 이를 통해 그룹의 재정적 투명성과 윤리적 기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난다.
장금상선은 오너 중심 경영과 투명성 부족으로 인해 국민적 신뢰를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삼성을 비롯한 국내 재벌의 전례에서 보듯,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장금상선도 제2의 삼성家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그룹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투명한 지배구조와 윤리적 경영이 절실하며, 공정거래 및 금융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 장금상선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대중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구조적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시노코페트로, 선대 확장과 외부 차입 증가로 재무 구조 우려'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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