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일보] 이교영 기자 =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의 독자개발에 성공했다. L-SAM은 고도 40㎞이상에서 낙하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적 항공기를 요격하는 종말단계 상층방어체계로서, 앞으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한 축을 맡게 될 전망이다.
29일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은 L-SAM은 내년 양산 착수 후 전력화 계획에 따라 2020년대 중후반 우리 군에 배치될 예정이다.
KAMD는 우리 측으로 발사된 다양한 미사일을 조기에 탐지, 지상 도달 이전에 공중에서 차단해 지상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어체계를 뜻한다. KAMD는 탄도탄조기경보레이다, 이지스 구축함 레이다 등 탐지체계를 비롯해 지휘통제체계, 요격체계로 구성돼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발사 시점부터 추진제 연소가 종료되는 '상승단계' △이후 추진체가 분리되고 포물선을 그리며 자유비행하는 '중간단계' △미사일이 대기권에 진입해 탄착점에 도달할 때까지의 '종말단계' 등 크게 세 단계의 비행을 한다.
여기서 탄도미사일에 대한 요격은 종말단계에서 이뤄진다. 종말단계의 경우 고도 40㎞를 기준으로 상층과 하층으로 구분된다.
종말단계 상층에서 고도 50~60㎞를 맡을 L-SAM이 전력화되면 고도 15~40㎞를 담당하는 지대공미사일 '패트리엇'(PAC3)과 '천궁-Ⅱ'(M-SAM-Ⅱ) 등의 종말단계 하층방어체계, 40~150㎞를 담당하는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결합돼 KAMD가 구축된다.
아울러 우리 군은 L-SAM 및 M-SAM-Ⅱ보다 각각 고도 및 사거리 등 요격성능과 교전능력이 향상된 L-SAM-Ⅱ 및 M-SAM-Ⅲ를 개발 중이다. 2030년대 초 L-SAM-Ⅱ가 전력화되면 방어범위가 L-SAM 대비 약 3~4배 확장되며 다층 방어망이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L-SAM-Ⅱ 활공단계 요격유도탄을 개발 중으로, 이를 통해선 순항미사일처럼 낮은 고도로 접근하는 북한의 공력비행 탄도미사일을 원거리에서 무력화 할 수 있는 원거리 방어능력이 확보돼 새로운 개념의 수평적 다층방능력이 구비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엔 고도 100~1000㎞에서 요격하는 미국산 SM-3 해상탄도탄요격유도탄이 도입될 예정으로, 이는 주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응에 활용될 것이라고 국방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 함께 '한국형 아이언돔'으로 불리는 장사정포요격체계는 단시간에 대량으로 날아오는 북한의 장사정포를 요격하는 등 국가·군사중요시설의 대공 방호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무기체계로 개발되고 있다. 이는 KAMD에서 가장 최하층을 담당하며, 북한의 장사정포 및 탄도미사일 섞어쏘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이날 ADD 대전청사 과학관에서 L-SAM 체계개발 종료회를 주관하면서 "L-SAM은 앞으로 우리의 영공을 지키는 수호자이자 억제자로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것"이라며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더라도 우리 군의 견고한 방어망을 뚫을 수 없을 것이며, 도발로 얻는 이익보다 정권종말이란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축전을 보내 성공적인 L-SAM 개발 종료를 축하하고 관계관들의 노고에 사의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L-SAM 개발은 북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획기적인 진전으로 평가한다"라며 "개발된 L-SAM은 천궁-Ⅱ와 함께 다층방어체계를 이루어 우리의 영공을 확고히 지켜낼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행사에 앞서 국방AI센터를 방문해 현재 연구개발 중인 무인항공기(UAV)와 무인지상차량(UGV) 간 협업 정찰임무 수행체계의 진행 상황을 확인했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 군은 제2의 창군을 한다는 각오로 AI 기반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거쳐, 완전 무인전투체계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라며 "이를 통해 유사시 우리 장병들의 전투손실을 최소화함은 물론, 병력은 줄지만 전투력은 더 강한 자랑스러운 과학기술 강군을 만들어 나가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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