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반선 선장 "경황이 없었다" 진술…해경, 선사 관여 여부도 수사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지난 8일 제주 해상에서 발생한 135금성호 침몰 사고 당시 가장 가까이 있었던 어획물 운반선이 신고나 구조 등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정황이 확인되면서 해경이 수사에 나섰다.
제주해양경찰서는 선원법(구조 의무) 위반 혐의로 어획물 운반선 A호 선장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A호는 135금성호 사고 당시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음에도 신고를 하거나 구조 작업을 하지 않은 채 어획물을 위판하기 위해 부산으로 떠났다.
135금성호는 여러 배가 함께 조업하는 선망어업에서 어획물을 잡는 역할을 담당한 본선이다.
본선이 그물을 던져 고기를 잡으면 운반선 3척이 교대로 그물에 갇힌 어획물을 퍼 올려 어창에 보관한 뒤 위판장까지 운반한다.
A호는 135금성호로부터 고등어 등 어획물을 1차로 퍼간 운반선이었다.
선원들은 1차로 운반선에 어획물을 옮기고 나서 다음 운반선이 오기 전에 순간적으로 배가 뒤집혀 사고가 났다고 해경에 진술한 바 있다.
A호 선장은 해경 조사에서 "경황이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해경은 금성호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 등을 확인한 결과 금성호가 신고 접수 19분 전인 8일 오전 4시 12분께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경 관계자는 "선사 측에서 A호가 부산으로 회항하는 데 관여했는지, 사고 관련 증거은닉 정황은 없는지 등을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선적 129t급 대형 선망 어선 금성호는 지난 8일 오전 4시 31분께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배가 기울고 있다는 신고 후 완전히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선원 27명(한국인 16명, 인도네시아인 11명) 가운데 15명은 인근 선박에 구조됐고 이 중 한국인 2명이 숨졌다.
나머지 12명(한국인 10명, 인도네시아인 2명)은 실종 상태였으나, 이들 중 한국인 선원 1명의 시신이 9일 야간 수중 수색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데 이어 10일에도 한국인 선원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금성호 사고의 사망자는 4명, 실종자는 10명(한국인 8명·인도네시아인 2명)이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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