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확률 조작 법적 책임 확정…게임사 책임 강화 전망

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조작과 관련된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향후 게임업계의 공정한 거래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중요한 법적 기준으로 작용할 판례가 나오게 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 민사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넥슨코리아를 상대로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김준성 씨가 제기한 매매대금반환청구소송에서 게임사가 ‘큐브’ 아이템의 확률을 조작한 사실에 대해 책임을 지고 일부 환불을 해야 한다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넥슨의 이 같은 행위가 민법상 사기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었으며 이에 따라 김씨가 구매한 큐브 아이템의 전체 금액에서 5%를 환불하라고 지시했다.

대법원은 넥슨이 확률형 아이템에서 특정 옵션이 나오지 않도록 설정하거나 아이템 등급 상승 확률을 낮춘 사실을 은폐한 채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판시했다. 앞서 2심 재판부는 넥슨의 행위를 ‘일부 이용자들의 사행 심리와 매몰 비용 집착을 유도·자극·방치한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기망 행위’로 평가하며 그 책임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이번 판결은 게임사인 넥슨이 ‘큐브’ 아이템의 확률을 조작하고 이를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 게임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결정이다. 향후 확률형 아이템의 조작 사례에 대한 법적 기준을 마련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원고 김씨는 “이 사건이 전체 게임 업계에 중요한 기준이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소송 대리인인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회장 이철우 변호사는 “국회에서도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제도 도입과 징벌적 손해배상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사법부에서도 이용자 보호의 중요성을 인정한 판결”이라며 이번 판결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 넥슨은 지난 9월 23일 공지를 통해,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와의 확률형 유료 아이템 집단분쟁조정을 바탕으로 2019년 3월 1일부터 2021년 3월 5일까지 레드 큐브와 블랙 큐브를 사용한 넥슨 ID에 대해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한 레드 큐브 금액의 3.1%, 블랙 큐브 금액의 6.6%를 넥슨캐시로 지급하며, 보상 신청은 매주 월요일 오전 0시부터 일요일 오후 11시 59분까지 가능하다. 신청된 보상은 차주 화요일부터 순차적으로 지급된다.

넥슨 관계자는 “큐브 아이템 관련 매주 월요일마다 보상을 지급하고 있다”며 “자사는 관련 유사한 집단분쟁조정신청 사건과 관련해서도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조정안을 받아들이고 분쟁 조정을 신청하지 않은 이용자들께도 보상을 지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