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올해 정기 인사에서 화학사업군 소속 13명의 CEO(최고경영자) 가운데 10명을 교체했다. 화학사업군 총괄대표는 이 사장이 승진해 맡는다. 지난해 말 선임된 이훈기 전 사장은 취임 1년 만에 교체됐다.
롯데그룹은 석유화학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대규모 인사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과감한 인적 쇄신으로 경영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성과에 대한 엄정한 책임을 물어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롯데케미칼은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21년 1조535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나 이듬해 7626억원의 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2023년엔 3477억원의 손실을 냈으며 올해도 7319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손실은 6601억원에 달해 지난해 적자 규모를 넘어섰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의 생산 능력이 향상하면서 공금 과잉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로 빠르게 시장을 침투해 주요 제품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롯데케미칼은 범용 석유화학 제품 생산에 주력해 불황을 직격으로 맞았다. 최근 친환경 소재와 전기차 배터리 소재 등 미래 사업으로 전환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타사 대비 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차전지 소재 업체 인수와 해외 생산설비 신설로 차입 부담이 확대되면서 재무 건전성이 악화했다. 회사채 재무 특약 미충족 사태까지 더해져 위기론이 불거졌다. 사채관리계약상 유지해야 하는 재무비율 중 3개년 누적 '재무비율 중 3개년 누적 이자보상비율'을 5배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항목을 충족하지 못했다. 롯데케미칼은 논란이 불거지자 입장문을 내고 "지난달 기준 활용할 수 있는 보유예금 2조원을 포함해 가용 유동성 자금 총 4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해명했다.
이 사장은 화학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정상화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이사를 겸임해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중심으로 재편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사장은 1991년 삼성종합화학에 입사 후 제일모직 케미칼 연구소장, 삼성SDI PC사업부장을 거친 뒤 2016년 롯데그룹에 합류했다.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PC사업본부장과 첨단소재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강화하는 한편 주요 거래선을 지속해서 확대해 축소되는 판매량과 스프레드에 효율적으로 대응해 성과를 인정받았다.
롯데 화학군 사장단 역시 대폭 교체됐다. 롯데 화학군HQ 기술전략본부장(CTO) 황민재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로, 롯데이네오스화학 대표이사 정승원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로 기용된다.
롯데그룹은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사업의 속도감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연말 정기적으로 단행해온 정기 임원인사 체제에서 수시 임원인사 체제로 전환키로 했다. 성과 기반 적시·수시 임원 영입과 교체를 통해 경영 환경을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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