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증권사들이 종투사로 도약하는 경우 신규 사업 영역 확장에 많은 이점이 있어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종투사 진입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61개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는 90조75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82% 증가한 수준으로, 증권사 중 일부는 종투사 자격 요건을 맞추기 위한 자기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종투사는 지난 2013년 정부가 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제도로, 종투사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공여 업무 수행이 가능해지는 등 사업 확장에 있어 여러 장점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 수준에서 200%로 상향되며, 헤지펀드에서 자금이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제공도 가능해진다.
현대차증권의 경우 전날(27일) 이사회에서 2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이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종투사 진입을 위한 준비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자기자본 규모는 증권사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증자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종투사 진입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사는 후순위채 발행 등을 고민하였으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보완자본보다는 영구자본이 필요했다”며 “증권업은 자본 확충을 통한 사업 확장이 굉장히 중요해 당사는 자본확충을 통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교두보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교보증권도 지난해 기업설명회(IR)를 통해 2029년까지 종투사 진입 요건 자기자본 3조원을 달성하고 인가를 받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교보증권은 지난 2020년 6월과 지난해 8월 두 차례에 걸쳐 모회사인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각각 2000억원, 2500억원 규모의 제 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해왔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1조8871억원까지 확대됐다.
지난 8월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자기자본 증가율이 가장 두드러졌다. 인수 이전 포스증권 당시 자기자본은 500억원대에 그쳤으나, 인수 이후 23배 가까이 급증하며 1조1543억원의 자기자본을 기록했다.
향후 증권사들 간 종투사 진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며 종투사와 비종투사 간 실적에 희비가 교차하는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사업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종투사 인가를 받은 증권사의 경우 부동산 PF 외에도 브로커리지와 WM(자산관리) 부문 등에서 호실적을 기록하며 부동산을 통한 수익 의존도를 낮추는 모습”이라며 “이 외에도 종투사 라이센스가 사업 확장면에서 주는 이점이 많은 만큼 증권사들 간 종투사 진입을 위한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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