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가 수사기관에 녹취록을 제출했더니 공증을 받아오라고 한다. 꼭 돈 들여 공증을 받아야 하나?/ 셔터스톡
상대방의 기망으로 금전적 피해를 당한 A씨가 고소장을 내면서 사건 관련 녹취록을 직접 작성해 함께 제출했다. 그러자 담당 경찰관이 녹취록에 공증을 받아오라고 한다.
그래서 A씨가 녹취록 공증 해주는 곳에 전화해 보니, 몇십만 원을 내라고 했다. 학생인 A씨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된다.
녹취록을 개인이 작성해 제출하면 증거자료로 쓸 수 없는 것인가? A씨가 변호사에게 문의했다.
녹취록은 녹음파일에 저장된 내용을 수사관이나 판사가 쉽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지, 직접적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법무법인 지금 김진환 변호사는 “녹취파일이 있는 경우 녹취파일을 CD에 구워 녹취록과 함께 증거로 제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했다.
이어 “녹취파일이 있음에도 녹취록을 제출하는 이유는 증거서류에 첨부할 수 있고 바로 볼 수 있어 편하기 때문이지, 녹취록 자체가 직접적인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수사관이나 판사가 녹음파일에 저장된 내용을 파악하기 쉽도록 녹취록을 제출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속기사가 작성한 녹취록도 실제 녹음된 음성과 맞지 않는 경우가 있어 녹취록은 참고용으로만 효력이 있고, 실제 녹음된 파일이 증거가 된다”고 김 변호사는 말했다.
그는 “따라서 본인이 녹취록을 작성하여 제출해도 된다”며 “변호사들도 간단한 녹음 내용은 직접 녹취록을 작성해서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제출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나 중요한 사건이라면 녹취록을 공증받아 제출할 필요도 있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법무법인 하신 김정중 변호사는 “중요한 사건이라면 녹취록을 공증받아 제출해야 한다”며 “그러나 녹취 내용이 크게 의미가 없으면 굳이 공증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율선 홍경열 변호사는 “속기사무소에서 녹취록을 제작하는 것은 녹음파일의 내용대로 작성을 해주는 의미도 있지만, 그 내용과 속기록의 내용이 동일하다는 검증을 해주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녹취파일 자체를 증거로 냈을 때 녹취록을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았다면, 속기사무소에 의뢰해 제작해서 제출하는 것이 맞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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