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양한 연령대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곳 중 하나는 더현대 서울에서 진행하는 '크리스마스 빌리지'다. 크리스마스 빌리지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는 건물 외관부터 상점, 포토스팟까지 갖춰 12월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힌다. 올해 1차 예약은 14일 동안의 입장권이 겨우 14분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
"월요일인데 사람이 왜 이렇게 많아"… 현장에서도 끝나지 않은 티켓팅
━
더현대 서울 오픈 시간은 오전 10시30분이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조금 이른 오전 10시쯤 도착했지만 월요일 아침임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미 모여있었다. 다행히 현장 웨이팅은 직접 줄을 서는 것이 아닌 QR코드를 통한 접수였고 오픈 시간도 오전 11시30분이었다.
일찍 도착한 사람들은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현장을 방문한 대학생 A씨(23)는 "공강(수업 없는 날)이지만 일찍 일어나서 찾았다"며 "조금만 더 찾아보고 올걸 그랬다"고 속상한 마음을 내비쳤다.
"아! 바로 눌렀는데 300번 대라고?"
매장 곳곳에 배치된 QR코드 주위에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QR코드를 받아 간 이들은 기다리는 동안 무엇을 할지 이야기를 나누며 발걸음을 옮겼다.
기다림의 시간을 뒤로 하고 오전 11시30분이 되자 쇼핑몰 곳곳에서 알람음과 함께 탄식이 들렸다. 쇼핑을 하던 사람들도, 커피를 마시던 사람들도 일제히 예약을 위해 휴대폰을 들여보고 있었다.
아내와 두살 자녀와 함께 더현대를 방문한 B씨(32)는 "월요일이라 사람이 없을 줄 알고 연차까지 써서 왔는데 400번대"라며 "그래도 온 김에 맛있는 것도 먹고 가야겠다"고 말했다.
B씨처럼 생각한 이들이 적지 않아 보였다. 예약 시간이 지난 후 식품 매장에는 손님들이 바글바글했다. 200번대라 여유가 있을 거라 생각한 기자도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을 찾아 자리에 앉았지만 예약한 지 40분 만에 입장하라는 알림이 왔다. 15분 안에 도착해야 했다. 서둘러 먹던 음식을 정리하고 크리스마스 빌리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너무 좋아" vs "사진만 찍어 아쉬워"… 상반된 평가
━
"정말 죄송한데 제가 사진을 너무 못 찍어서 여자친구 좀 찍어주실 수 있을까요?"
빌리지에 들어서자마자 큰 천막들과 작은 소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번 콘셉트가 서커스인 만큼 천막을 활용한 다양한 구조물들이 보였다. 방문객은 사진을 찍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젊은 세대가 많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친구·자녀와 함께 온 중장년층부터 자녀들과 함께 온 가족 등 연령층이 다양했다. 외국인들도 적지 않았다.
20대 자녀와 함께 방문한 C씨(52)는 "딸이 오자고 해서 왔는데 너무 만족스럽다"며 "예쁜 사진을 많이 찍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C씨의 딸도 "지난해에도 왔는데 올해는 콘셉트가 달라져서 너무 좋다"며 "내년 행사도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전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방문한 D씨(22)는 "여기까지 왔으니 예쁘게 찍어줘야 하는데 잘 못하겠다"며 "혹시 한 번만 사진을 찍어주실 수 있냐"고 기자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D씨의 여자친구는 "사진도 사진이지만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오고 싶었던 것도 있다. 남자친구랑 꼭 오고 싶어 1차 예약을 했는데 실패했고 2차까지 도전해서 왔다"고 밝혔다.
크리스마스 빌리지 내부에 들어와서도 대기는 이어졌다. 천막 안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대기가 필수였다. 1시간은 기다려야 한다는 표지판에도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줄을 섰다. 기자도 천막 내부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섰다. 줄을 기다리는 동안 심심치 않게 불평도 터져나왔다.
친구와 방문한 이곳을 찾은 E씨(47)는 "크리스마스 빌리지라고 해서 연말 분위기를 느끼려 찾아왔는데 사진 찍는 곳이 대부분이고 정작 구경할만한 것은 많지 않다"며 "심지어 사진을 찍는 사람들 때문에 구경조차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장에는 크리스마스 용품을 파는 상점들이 간혹 눈에 띄었지만 이마저도 사진을 찍기 위한 사람들로 꽉 차 제대로 물건을 고르기 어려웠다. 현장 안내원이 "사진을 찍는 곳이 아니라 물건을 파는 곳"이라며 "편하게 구경해주세요"라고 외쳤지만 수많은 카메라 세례를 뚫고 가게를 구경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
모든 사람이 만족하긴 어려울까?… SNS 사용 여부로 만족도 나뉘어
━
기자가 인터뷰한 10여명의 사람 중 비교적 젊은 층인 20~30대는 크리스마스 빌리지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40~50대는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그 이유는 SNS에서 찾을 수 있었다.
'힘들게 사진만 찍으면 아깝지 않냐'는 질문에 D씨(22)는 "남는 건 사진밖에 없지 않냐"면서 "나중에 보면 추억하기도 좋고 공유하기도 좋다"고 답했다. D씨의 여자친구(22) 또한 "예쁜 사진을 찍는 건 SNS에 올리고 싶기 때문"이라면서 "막 자랑하고 싶다는 건 아니지만 사진 찍어 올렸을 때 친구들의 반응이 좋으면 나 역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같은 질문에 E씨(47)는 "뭐 아깝다기보다는 굳이 이렇게까지 사진을 찍고 싶지는 않다"며 "차라리 좋은 경험 하고 눈에 담는 게 더 추억일 거 같다"고 답했다. 'SNS 같은 데는 안 올리냐'는 질문에 E씨는 "SNS를 안 해서 카카오톡에만 올릴 거 같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빌리지는 그 자체로도 볼거리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SNS 성지로 자리 잡은 곳이다. 그런 만큼 사진을 찍기 위한 방문객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Copyright ⓒ 머니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