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인사 뷰]⑤미래사업기획단장 고한승, 바이오 역량 전자에 이식하나

[삼성 인사 뷰]⑤미래사업기획단장 고한승, 바이오 역량 전자에 이식하나

데일리임팩트 2024-11-29 11:1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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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한승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사장)/ 사진=삼성전자
고한승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사장)/ 사진=삼성전자

[딜사이트경제TV 황재희 기자] 삼성전자 올해 사장단 인사에서 중장기 먹거리를 발굴하는 중차대한 과제는 고한승 미래사업기획단장(사장)이 맡게 됐다.

고 사장은 그간 미래사업기획단 수장을 맡아왔던 반도체 사업부 임원 출신이 아닌 바이오 분야 전문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그룹내 관련 계열사 창립 시 초창기 멤버로 활약해 사업의 성공적 안착을 도왔다. 

고 사장에 대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신임 역시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내공 깊고 역량이 입증된 인물을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앉히면서 앞으로 인수합병(M&A)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낼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한승, 삼성 바이오 사업 안착에 공헌

지난 27일 진행된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서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이 미래사업기획단장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고 사장은 승진과 업무 변경 등을 포함한 총 9명 규모의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유일하게 삼성전자 출신이 아닌 인물이다. 

삼성전자 내에서는 이름이 낯설지만 바이오 사업과 관련한 그의 존재감은 삼성 그룹 내에서 막강하다. 그룹의 바이오 관련 핵심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에피스 초창기 멤버로 삼성의 바이오시밀러 사업 진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고 사장은 미국 노스웨스턴대 유전공학 박사출신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 미국 바이오 벤처업체에서 개발을 담당하다 삼성그룹에 발탁돼 2007년까지 삼성종합기술원에서 바이오헬스랩장을 맡아왔다. 당시 소형 혈액검사기 개발을 주도하며 삼성전자의 첫 의료기기 출시에 공헌한 인물이기도 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도 인연이 깊다. 당시 전무였던 고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출범하던 2011년 삼성전자 신사업추진팀 임원급들이 대거 이동할 때 이사진에 합류하며 초기 멤버로 사업 안착을 지원했다. 2012년2월부터는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를 13년간 맡아 전문경영인으로서 역량을 발휘하며 지난해 매출 1조원 시대를 여는데 성공했다.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왼쪽에서 두번째)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 주요 경영진이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사진= 삼성전자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왼쪽에서 두번째)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 주요 경영진이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사진= 삼성전자 

기존 단장, 전영현·경계현 6개월도 머물지 못해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범시킨 미래사업기획단은 존립 시기가 짧기도 했지만 이름에 걸맞은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1년이 채 안되는 시기에 조직 수장이 중간에 교체되면서 불안정한 시기를 보냈기 때문이다.

삼성 미래사업기획단은 초대단장으로 당시 삼성SDI 이사회에 있던 전영현 부회장을 영입했는데 지난 5월 전 부회장이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부회장으로 자리를 이동하며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이 미래사업기획단을 맡게 됐다. 

전현직 반도체 사업부 임원들이 약 6개월 정도 거치던 부서이다보니 삼성의 미래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본연의 임무에 속도를 내는 게 쉽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어떤 구성원들이 미래 전략을 짜고 있는지 외부에 공개되어 있지 않다 보니 성과를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

다만 이번에 고 사장이 새 단장을 맡으면서 변화는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사업기획단의 뿌리는 지난 2007년 발족된 신수종발굴 태스크포스팀이다. 고 사장은 2008년 해당 팀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 소속으로 배치돼 초창기 멤버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해당 부서의 정체성과 역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10명 정도의 소규모 핵심 임원들로 구성된 삼성 신사업추진단은 출범 후 5년이 안돼 LED, 태양전지,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자동차용2차전지 등 5대 신수종 사업에 23조원 규모 투자를 이끌어내는 등 삼성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성과를 냈다. 2011년 삼성메디슨이 출범한 것도 삼성 신사업추진단의 공이 크다.  

고 사장, 에피스 나스닥 상장은 성공 못 시켜

고 사장의 강점은 바이오제약 분야에서의 전문성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로 13년간 일하며 입증된 경영 능력이다. 인내심과 책임감이 강한 외유내강 스타일이지만 의외의 승부사 기질이 있다는 평도 받는다. 고 사장은 미국 바이오벤처 업체인 다이액스 근무시 미국 시장에 회사를 상장시키는데도 공헌했다. 

때문에 고 사장이 자신감 있게 추진한 삼성 바이오에피스 나스닥 상장도 그룹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상장을 성공시키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 

일부 아쉬움이 있지만 삼성전자 내부에선 그에 대한 신뢰가 여전히 높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 사장의 이번 인사에 대해 "경영역량이 입증된 베테랑 사장에게 신사업 발굴 과제를 부여하는 등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며 높은 평가를 내렸다.

연륜과 경험이 풍부한 고 사장은 앞으로 삼성 미래사업기획단 조직에 새바람을 불어넣으며 삼성전자의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미국 전장오디오 기업 '하만' 인수 이후 이렇다 할 굵직한 M&A 성과가 없다. 고 사장이 이같이 정체된 흐름을 깨고 변화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고 사장이 과거 신사업추진단에 소속돼 있을 때는 이건희 회장 재임시절로 미래 사업 발굴을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힘을 쏟던 분위기"라며 "미래사업기획단이 이름에 걸맞은 성과를 내려면 과거 신사업추진단처럼 그룹 핵심 멤버들을 영입하는 등 인재들을 모으고 그룹에서도 다각도로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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