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미디어뉴스] 배경동 기자 = 최근 둥쥔 중국 국방부장이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리상푸, 웨이펑허에 이어 세 명의 국방부장이 모두 부패 문제로 낙마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모두 시진핑 주석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7일 "둥쥔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부패 혐의로 중국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잘 아는 미국 전현직 관리들은 중국 당국이 인민해방군 최고위층을 겨냥한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둥 부장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둥쥔의 수사 소식은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참석 후 약 일주일 만에 알려졌다. 당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회의 참석을 계기로 둥 부장을 만나려 했지만 중국 측이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를 지적하며 거부한 바 있다.
중국 군대는 공산당을 위해 존재하며, 인사권 역시 당이 장악하고 있다. 국방부장은 인민해방군의 국제적 얼굴 마담 역할만 하고 있을 뿐, 국방정책의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당연히 공산당 통제 하의 군부 구조는 그 자체가 부패를 양산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만든다.
그간 중국 인민해방군은 막대한 군비가 투입되는 가운데 투명성 부족과 감시 부재로 부패가 만연해 왔다. 시진핑은 부패 척결을 명분으로 군부를 숙청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지만, 공산당 통제 하의 군부 구조 자체가 부패를 양산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중국의 국방 예산은 GDP 성장률을 웃도는 7.2% 증가율을 기록하며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 GDP 성장률 목표인 5% 내외보다 2% 이상 높은 수치다. 그러나 이러한 막대한 자금이 부패로 이어져 군사력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 부으면서도 감시나 확인절차가 부재하다 보니 군 내부에서 각종 형태의 뇌물이 오가고, 공산당 고위 간부들이 이에 엮이면서 중국 군대는 부패의 온상이 되어 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브라이언 하트 연구원은 "인민해방군 내부에 승진을 노린 뇌물 수수가 횡행한다"며 "군 부정부패를 척결하려면 몇 차례 숙청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지속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의 인민해방군 내부의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것에는 높은 위험이 따른다. 군대 자체가 공산당의 소유물인데다 부패에 연루된 공산당 고위 간부들이 수도 없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손을 댄다는 것은 공산당의 붕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그러다 보니 시진핑도 뾰족한 수 없이 국방부장과 같은 얼굴마담격 고위 간부들만 숙청하면서 바람잡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시사 평론가 장자퉁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지금 중국군 수뇌부에서 매우 불안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며, 공산당 최고위층에 진짜 위기가 닥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안보 연구 프로그램 책임자인 테일러 프래블 교수는 "시진핑이 우크라이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 군대가 형편없는 결과를 낳은 것에 대해 엄청난 불안감을 느끼면서 군부를 다그칠 필요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러시아 군부의 무능력이 부패로부터 기인된 것처럼 중국인민해방군 역시 같은 구조를 겪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 보인다"고 시진핑이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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