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이 3분기 실적 개선을 이룬 가운데 디지털 전환과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는 배정받은 물량 100%를 청약하기로 했다.
시가총액 수준의 유상증자 결정에 대해 일부 주주들은 원성을 쏟기도 했다. 유상증자를 하게 되면 주식 수가 많아져 기존 지분에 대한 가치가 희석돼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차증권은 현재로서는 최선인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법으로 자본을 확충하고 이를 통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영업이익 전년比 22.7% 늘어
현대차증권은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107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6억원으로 22% 늘었다.
위탁‧금융상품과 자산운용 부문이 실적을 견인한 영향이 컸다. 현대차증권 올해 누적 위탁‧금융상품과 자산운용 영업수익은 각각 2013억원과 823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현대차증권의 위탁‧금융상품 영업수익은 1825억원에서 10% 증가했다. 자산운용 영업수익도 같은 기간 7961억원에서 3% 늘었다.
반면 투자은행(IB) 부문은 지난해 1159억원에서 올해 858억원으로 26% 감소했다. 법인세 비용 차감전손익으로 보면 IB 부문이 유일하게 146억원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유상증자 결정…차세대 시스템과 재무건전성 강화
올해 상반기 감소했던 실적을 회복한 현대차증권은 지난 26일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해 2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난 28일 기준 현대차증권의 시가총액은 2451억원이다.
구주 1주당 신주 0.699주가 배정되며 신주 3012만482주가 1주당 6640원에 발행될 계획이다. 현대차증권의 지분 25.43%을 소유하고 있는 현대차가 지난 27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유상증자로 배정받은 물량의 100%를 청약하기로 했다.
현대차증권 지분을 각각 15.71%, 4.54%를 소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및 기아는 향후 이사회 결과를 통해 참여 여부 및 청약 수량을 결정할 방침이다.
현대차증권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된 1000억원으로 차세대 원장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이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홈트레이딩시스템(HTS), 퇴직연금시스템, 고객정보관리시스템 등 플랫폼의 근간이 되는데 리테일, 홀세일, 운용 등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필수적이다.
또한 현대차증권은 유상증자를 통해 2019년 발행한 전환상환우선주(RCPS) 중 775억원을 상환할 계획이다. 차입 규모를 축소하는 것을 통해 재무건전성 강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자본확충 통한 종투사 교두보 마련”
현대차증권이 유상증자 계획을 밝히자 주가는 폭락했다. 현대차증권의 주가는 유상증자를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 27일 전날 대비 13.07% 하락한 7650원으로 장마감했다.
같은 날 네이버 종목 토론 게시판에는 “현대차 수익으로 설비 추가 안 하고 개미돈으로 건설한다”, “현대차 이름을 달고 이럴 줄 예측 못했고 국장을 안 해야 한다”는 등 다소 실망한 누리꾼 반응들도 올라왔다.
다만 현대차증권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선택할 경우 1000억원 이상을 발행할 수 없어 목표하는 바 충분한 자금 확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증자와 관련해서는 시장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증권은 자본확충의 다른 방식인 후순위채 발행 등도 고민했으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보완자본보다는 영구자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주주들을 달랠 밸류업 발표도 준비 중이다. 현대차증권은 내달 중순 밸류업 프로그램 공시를 할 예정이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시장과 소통할 것”이라며 “증권업은 자본확충을 통한 사업 확장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자본확충을 통한 종투사의 교두보를 마련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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