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형 당해도 한국 드라마 본다"… 북한 젊은층, 맹목적 충성심 없다?

"처형 당해도 한국 드라마 본다"… 북한 젊은층, 맹목적 충성심 없다?

머니S 2024-11-29 09:00: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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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탈북민이 최근 북한 젊은층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평양 노동신문) 한 탈북민이 최근 북한 젊은층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평양 노동신문)
한 탈북민이 최근 북한의 젊은층이 당국의 엄격한 통제에 대한 불만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7일 일본 요리우리신문은 지난해 10월 탈북해 현재 서울에 거주 중인 강규리(24·가명)씨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강씨는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처형하는 김정은에게 충성심은 없다"며 "당국에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는 것이 우리 세대 특징이고 북한 사회 변화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생활을 전했다. 강씨는 "경제난으로 북한 당국의 배급이 끊긴 상태"라며 "주민들은 '장마당'이라고 불리는 종합시장에서 생활 필수품을 구입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사회"라며 "대학에서 교수에게 뇌물을 주면 좋은 성적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자본주의적 생리가 북한에서도 적용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강씨는 한국 드라마의 열성 팬으로 14세 때부터 '겨울연가' '상속자들' '이태원 클라쓰' 등 다양한 장르를 시청했다. 탈북 전날 밤까지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챙겨봤다고 한다.

북한 내에서 남한과 관련해 철저한 규제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강씨는 "길을 걸을 때마다 경찰이 불러세워 휴대전화로 '오빠'같은 남한식 단어를 사용하진 않았는지 조사했다"며 "한국 드라마를 본 청년들에 대한 공개 재판도 있었다"고 말했다.

강씨는 "북한 젊은이들이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다가 처형당했다는 소식에도 고된 삶을 견디게 해주는 한국 드라마를 포기할 수 없었다"며 "북한 젊은 세대는 집단과 조직보다 개인의 삶과 행복을 중시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강씨는 평양에서 태어나 비교적 여유로운 생활을 누리다 체제에 불만을 느끼고 탈북을 결심했다. 대학 시절 탁구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부모님, 동료 1명과 함경남도에서 목선을 타고 탈북했다. 그는 "(탈출하면서) 두려움보다 기쁨이 더 컸다"며 "배 타고 떠난 지 44시간 만에 동해안 속초 앞 바다에서 한국 어민이 '탈북했냐. 잘 왔다"고 해줘서 감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캄캄한 세상에서 빛이 가득한 세상으로 온 것 같아 눈부셨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한국이 선진국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며 "하지만 남한 사람들이 북한 사람들을 같은 민족으로 여기고 도우려 한다는 것과 남한으로 가면 한국 국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대부분 모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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