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서효림 기자] DL케미칼은 2021년 대림산업에서 분할했다. 대림산업은 지주사 DL과 건설 부문을 담당하는 DL이앤씨, 석유화학을 담당하는 DL케미칼로 쪼개졌다. 분할 당시부터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상품)를 강조한 DL케미칼은 업계 불황 속에서 어려운 시기를 겪다가 최근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 지붕에 있던 DL이앤씨와 콤비 플레이는 지금도 빛이 난다.
DL케미칼은 자회사 카리플렉스의 견조한 실적 덕분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3분기 DL케미칼의 연결 기준 매출은 1조2319억원, 영업이익은 477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다. 석화업계에 보기 드문 선전이다.
DL케미칼의 실적을 이끈 것은 스페셜티 제품이다. 견조한 실적을 자랑하는 카리플렉스는 세계 유일의 음이온 촉매 기반 합성고무 및 라텍스 제조 업체로, 폴리이소프렌(Polyisoprene) 수술 장갑용 합성고무 시장 내 가장 큰 제조사이다.
최근에는 미국 렉스텍과 합작법인으로 접착제 시장에 진출했다. 미국 텍사스주에 본사를 둔 렉스텍은 세계 3위 접착제 제조 회사다. DL케미칼은 합작법인의 지분 74%를 보유한다. 두 회사는 여수 석유화학단지에 1500억원을 투자해 연간 4만 톤 규모의 핫멜트 접착 소재인 무정형 폴리 알파 올레핀(APAO)과 접착제 생산공장을 건설해 운영하기로 했다.
핫멜트 접착제는 열로 녹여 붙일 수 있는 접착제로 기저귀, 생리대 등 위생용품과 자동차 내·외장재 접착 등 각종 산업용품 조립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APAO는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접착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태양광 봉지재용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 개발을 완료하고 사업을 본격화한 DL케미칼의 올해 판매량 목표는 10만 톤 이상이다. POE는 태양광 패널용 필름에 쓰이는 소재다. 주력 제품인 PB(폴리부텐)는 DL케미칼 시장 점유율이 전세계 1위다.
DL케미칼의 글로벌 석화회사 도약은 그룹의 지원이 뒷받침돼 가능했다. DL케미칼은 그룹 사상 최대 규모인 16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의 석화회사 크레이튼 지분 100%를 인수하는 통 큰 결정을 내렸다.
크레이튼은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 주요 시장에서 13개의 생산공장과 5개의 R&D센터를 운영하는 회사로 바이오케미칼로 유명하다.
친환경 접착제, 고기능성 타이어 재료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스타이렌블록코폴리머(SBC)로 미국과 유럽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BC는 위생용 접착제와 의료용품 소재, 자동차 내장재, 5G 통신 케이블 등에 활용되는 첨단 기술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투자 배경에는 이해욱 회장이 있다. 2005년부터 DL과 DL이앤씨로 분할되기 전 대림산업에서 석유화학사업부 부사장을 맡아 석유화학 부문에 각별한 애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의 분할은 이 회장의 지배구조 강화로 해석돼 주가 하락의 이유가 됐지만 이 회장의 지주사 지분율을 2배 가까이 높이며 단숨에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DL이앤씨와의 협력 관계는 여전히 탄탄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DL케미칼은 자회사 카리플렉스의 싱가포르 신규 공장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DL케미칼은 싱가포르 주롱섬 화학 공장 단지 내 4800억원을 투자해 카리플렉스의 폴리이소프렌 라텍스 신규 공장을 건설했으며, 최근 상업 가동을 개시했다. 신규 공장은 6만1000㎡ 규모로 세계 최대 규모 폴리이소프렌 라텍스 공장이다. DL케미칼은 “고객사 생산시설이 집중된 동남아시아에 위치해 제품 공급에 강점이 있고, 기존 연구 시설과 시너지 창출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DL이앤씨는 이 공장을 지으면서 처음으로 해외 플랜트에 모듈러 공법을 적용했다. DL이앤씨가 싱가포르에서 수행한 첫 플랜트 설계·조달·시공(EPC) 프로젝트인 카리플렉스 공장 신설의 공사 금액은 약 3억 달러다. DL이앤씨는 국내외 플랜트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고, DL케미칼은 동남아시아 제품 공급의 교두보를 만들었다.
DL케미칼 관계자는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스페셜티 제품으로 전환하여 위기를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체질 개선을 통해 견실한 성장을 거두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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