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막강한 자본력과 가격경쟁력,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기술력 등 중국 시장의 전방위 압박으로 폴더블 업계 1위 삼성전자의 입지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올 3분기 어려움 속에서도 시장 점유율 선두를 탈환하며 굳건한 1위의 위용을 과시하고는 있으나, 시장 전반의 성장세 악화와 ‘화웨이’를 필두로 한 중국 기업들의 가파른 상승세가 더욱 뚜렷해지며 삼성전자의 고난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2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56%를 기록, 시장 1위를 되찾았다. 앞서 지난 1분기 삼성전자는 35%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한 화웨이에 밀려 1위를 내준 바 있다
다만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0%에서 56%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화웨이는 13%에서 15%로 2%p 증가했다. 신제품이었던 ‘갤럭시 Z폴드6’의 판매고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갤럭시 Z플립6’의 경우 전작 대비 출하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시장 폴더블 부문 수요와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삼성전자의 점유율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3분기 삼성의 중국 폴더블 시장 점유율은 8%에 그쳤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리포트를 통해 “올 3분기 삼성은 중국 외 폴더블 시장에서 82%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중국 폴더블 시장에서는 8%의 점유율을 차지하는데 그치며 성장이 둔화됐다”며 “기존 독주 체제를 유지하던 삼성도 이제는 점차 다른 주요 기업들의 견제와 추격 경쟁에 직면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메이트X5와 클램셸 타입 제품 포켓2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계속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화웨이는 2024년 4분기에 메이트 X6를 출시하며 추가 성장을 노릴 전망이다.
후발주자 중 현재 두각을 보이는 건 샤오미다. 샤오미는 전년 대비 출하량을 185% 늘리면서 전체 시장에서 6%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모든 폴더블 스마트폰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은 출하량 증가율을 기록했다. 첫 클램셸 모델인 ‘믹스 플립’을 출시하고, 중국 외 시장에 정식으로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성장세가 가팔라졌다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 탈환에는 성공했지만, 중국 폴더블 제조사들의 거센 반격과 다변화되는 시장 상황, 저성장 기조 등 각종 악재에 마냥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우선 시장 전반에 드리운 저성장 기조가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3분기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다. 폴더블 시장이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갤럭시 폴드’를 선보이며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후 후속작인 ‘갤럭시 Z시리즈’를 바탕으로 명실상부 최고의 폴더블 제조사로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화웨이, 샤오미 등 주요 기업들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의 폴더블 공략이 본격화됨에 따라 삼성전자의 입지에도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시장 초기만하더라도 80%를 상회하는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심화되면서 최근 들어 점유율이 50%대 밑으로 고꾸라지는 등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1분기에는 중국 시장에 1위 자리를 내주는 상황까지 치달았다.
암울한 시장 상황과는 달리, 중국 기업들은 계속해서 혁신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며 삼성전자 중심 시장 패권에 균열을 만들고 있다.
중국 기업 중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화웨이는 세계 최초 두 번 접을 수 있는 트리플 폴더블폰인 ‘메이트 XT’를 출시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모두 펼쳤을 때 크기는 10.2인치로, 갤럭시 Z폴드6 대비 30% 넓다.
북미와 유럽 등 의 약진도 눈에 띤다. 북미에서는 1000달러 미만 레이저 플립 라인업을 갖춘 모토로라가 새로운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서유럽에서는 초박형 북 타입 매직 V 시리즈를 내세운 아너가 입지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 시장은 틈새시장에서 주류 시장으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접어들었다”며 “대중화에 가장 큰 장벽인 높은 가격에 대한 고려가 적극적으로 이뤄진다면 이러한 과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러한 측면에서 막대한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중국 기업들의 성장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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