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이 균형을 맞췄다.
창업주 아내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와 딸 임주현 부회장은 2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를 장악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같은 편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이사로 선임돼 이사 수에서 두 아들(임종윤·종훈 형제)측과 5대5 균형을 맞추는 성과를 거뒀다.
반면, 창업주 두 아들측은 임 부회장의 이사회 입성을 저지하면서 이사회를 내주는 최악은 면하게 됐다.
이날 서울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는 이사회 인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안건이 특별결의안 통과 기준(66.6%)을 넘지 못하고 부결됐다. 이에 따라 임주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은 자동 폐기됐다.
다만, 신동국 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일반결의안)은 절반을 넘은 57.86%가 찬성해 통과됐다.
이로써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형제 측이 경영 참여를 선언하며 5대4로 3인 연합 측을 앞섰던 이사진 구성이 5대5로 바뀌었다.
새로 이사로 선임된 신동국 회장은 주총 직후 입장문을 통해 "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의사결정 최우선 순위에 두고 판단할 것"이라며 "분쟁으로 인한 갈등을 완충시키면서 조화로운 경영 모델을 이뤄내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주총에서도 승자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의 의사결정 기능이 무력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있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이사회 구성이 동수가 되는 상황이라 제가 더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며 “한미약품 임시 주총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내달 19일로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는 신 회장과 박재현 현 한미약품 대표의 해임안이 올라와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지분 41.38%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신약개발을 비롯한 성장동력이 훼손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분이 적은 형제측과 지분은 많지만 경영권을 갖지 못한 3자연합측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경영권분쟁은 한미약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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