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소식통 "하와이서 '오랜 친구' 만나고 싱크탱크 교류·회담"
中 "美 대만 독립분자 지지 반대"…대만군, 中지척서 선제적 야간사격훈련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에 나서며 미국 영토인 하와이와 미국령 괌을 경유하기로 했다고 연합보·자유시보 등 대만 매체들이 28일 보도했다.
대만 매체들은 대만 총통부(대통령실) 소식통을 인용, 라이 총통이 오는 30일부터 태평양도서국인 마셜제도·투발루·팔라우를 방문하는 6박7일 간의 '번영하는 남쪽 섬, 지혜의 영속' 순방에 나서며 이 기간 하와이와 괌을 들를 것이라고 전했다.
라이 총통은 30일 오후(현지시간) 대만을 출발해 내달 1일 하와이에 도착하고, 하와이에서 이틀 밤을 보낸 뒤 마셜제도로 이동해 하루 머물 예정이다.
이어 4일에는 투발루를 방문한 뒤 경유지 괌에서 다시 하루를 보내고 5일 팔라우로 이동했다가 6일 대만으로 돌아오는 여정이다.
라이 총통은 미국 땅을 경유하며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를 만나고 하와이 싱크탱크 '동서센터'(EWC)에서 비공개 교류와 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매체들은 라이 총통이 싱크탱크에서 연설하거나 연회에 참석하는 등의 일정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만 총통부 소식통은 "정상 외교는 수년간 이뤄져 온 것이고 이번 역시 예외가 아니다"라며 "관례와 대만-미국의 묵계에 따라 '안전·존엄·편리·쾌적'의 4항을 경유 원칙으로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 총통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총통 신분으로는 아직 외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
'하나의 중국'을 주창하는 중국의 압박 속에 외교 무대가 극히 제한된 대만은 총통의 미국 경유를 미국과의 관계를 직접 다질 수 있는 계기로 삼아왔고, 중국은 그때마다 무력시위를 펼치며 반발했다.
지난해 4월 중앙아메리카 수교국 방문을 계기로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경유하면서 케빈 매카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과 회동하자 중국군이 '대만 포위' 훈련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미국과 라이 총통의 접촉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라이칭더 당국이 소위 '수교국' 비공식 방문을 빌어 정치적 농간을 하고 독립 도발을 하는 행동은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는 국제 사회의 견고한 구도를 흔들 수도 없을 것이며, 중국이 결국 통일될 것이라는 역사적 대세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일관되게 미국과 대만의 이 공식 왕래에 반대해왔고, 대만 당국 지도자가 어떤 명목과 이유로든 미국을 방문하는 것에 반대해왔다"며 "미국이 어떤 형식으로든 대만 독립·분열 분자와 그 분열 행위를 지지·종용하는 것에 반대해왔다"고 강조했다.
마오 대변인은 이날 "라이 총통의 태평양 방문을 전후해 군사 훈련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그건 외교 문제가 아니다"라며 답하지 않았다.
대만 국방부는 전날 중국군의 훈련 가능성에 대해 "고의로 대만해협 긴장을 조성하려는 처사는 지역 안보에 실질적 위협을 만들고 평화·안정을 깨뜨리는 것"이라며 "양안(중국과 대만) 민중과 국제 사회가 환영하지 않는 것이고 책임 있는 현대 국가가 할 행동도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대만 국방부는 "국군(대만군)은 합동 정보 감시·정찰 수단을 운용해 대만해협 주변 해·공역 동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적절한 병력을 보내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대만군은 전날 밤 중국 대륙의 턱밑인 진먼다오(金門島)에서 선제적 야간 사격 훈련에 나섰다.
대만군 진먼방어지휘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전날 저녁 진먼다오 진닝(金寧)향 허우후(后湖)진지에서 실제 전장 상황에 맞춘 포병 사격 연습 '타이우(太武) 훈련'을 실시했다며 "전차와 장갑차, 화포 등 무기를 운용해 공중·해상 목표물에 사격 연습을 했다. 작전계획 및 실탄 사격 효과를 검증하고, 병력이 지휘와 전투 절차에 숙달되도록 해 부대 야간 작전 능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대만이 관할하고 있는 진먼다오는 대만 본섬과 약 200㎞ 거리에 있는 섬으로, 중국 남부 푸젠성 샤먼과는 불과 4㎞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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