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한미, '환경 초상' 개척한 미국 사진가 회고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초상사진을 제작할 때, 나는 단순히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다. 나는 사진을 구성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술가와 작곡가 배우, 정치인들의 강렬한 초상 사진으로 유명한 미국의 사진작가 아널드 뉴먼(1918∼2006)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시대의 아이콘: 아놀드 뉴먼과 매거진, 1938-2000'이 29일부터 서울 종로구 삼청동 뮤지엄한미 삼청본관에서 열린다.
뉴먼은 '환경 초상'(environmental portrait)을 개척한 사진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사진은 피사체가 생활하는 공간에서 그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철저한 연구를 통해 해당 인물의 직업이나 성격이 나타나도록 세심하게 주거지나 작업 공간을 연출하고 전경에 물건을 배치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끌어냈다.
유명한 작품 중의 하나는 1946년 러시아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1882~1971)를 찍은 것이다. 초상 사진이지만 뉴먼은 피아노를 중심에 두고 인물은 왼쪽 아래쪽에 오도록 프레임을 구성했다. 또 피아노의 뚜껑 형태가 마치 B플랫 음표처럼 표현됨으로써 피사체를 상징적으로 그려냈다.
프랑스의 입체파 화가 페르낭 레제를 찍은 사진(1941)에서도 레제의 대형 작품 두 점이 전면에 두드러지는 가운데 레제는 얼굴만 살짝 등장하고, 유독 집을 많이 그렸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사진에는 삼각형 지붕의 집이 주요한 배경이 된다.
전시에서는 이런 식으로 조지아 오키프, 살바도르 달리, 마르셀 뒤샹, 데이비드 호크니,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같은 화가부터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 무용가 마사 그레이엄, 존 F. 케네디 등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뉴먼이 피사체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정교하게 연출한 20세기 주요 아이콘들의 초상사진들을 볼 수 있다.
전시작 200여점은 모두 캐나다 온타리오 미술관의 소장품으로, 이번 전시는 지난해 이 미술관에서 열린 전시의 해외 순회전이다.
전시는 내년 3월 23일까지. 유료 관람.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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