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이 2017~2018시즌부터 홈구장으로 사용한 의정부체육관이 안전상의 문제로 폐쇄된다. 사진제공|KOVO
V리그에서 힘겨운 하위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KB손해보험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는 안방인 의정부체육관이 폐쇄된다. 정밀안전진단에서 천장 일부 손상이 발견됐다. 비나 눈이 많이 오면 붕괴 위험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프로배구 관계자들은 28일 “의정부체육관이 안전상의 문제로 12월부터 폐쇄된다. 의정부시의 갑작스러운 조치다. KB손해보험의 상황이 몹시도 난처해졌다”고 밝혔다. 아직 구단에 정확한 공사기간에 대한 통보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현재로선 이번 시즌 사용이 어려워 보인다.
2017~2018시즌부터 의정부체육관에 자리 잡은 KB손해보험은 이번 시즌도 이곳에서 소화하기로 했으나, 당분간 ‘떠돌이 생활’이 불가피하다.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2라운드가 진행 중인 가운데 KB손해보험은 현재까지 홈 5경기를 치렀고, 13경기를 더 소화해야 한다. 만약 ‘봄배구’에 진출한다면 더 많은 홈경기를 펼칠 수 있다.
난데없는 폐쇄 통보에 KB손해보험은 초비상이 걸렸다. 사전 논의가 없었던 탓에 대비할 틈이 전혀 없었다. 당장 코앞의 홈경기 진행부터 꼬이게 됐다. 12월 1일 OK저축은행전이다. 일단 구단이 발 빠르게 움직여 대한항공이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이 경기를 치르게 됐다.
그다음부터 최대 12경기가 가능한 체육관을 찾아야 한다. KB손해보험은 가급적 의정부 잔류를 염두에 두고 경기도 북부 권역을 중심으로 여러 체육관을 물색하고 있지만, 당장은 선택지가 많지 않다.
프로 경기를 진행할 만큼 시설이 괜찮은 곳은 연말연시 대관 스케줄이 대부분 가득 차 있다. V리그 홈경기를 운영하려면 라커룸, 감독실 등 선수단 전용공간과 관중석 및 중계시설 등 챙겨야 할 부분이 매우 많다. 게다가 의정부체육관은 뜨거운 홈 열기로 유명하다.
한국배구연맹(KOVO)도 당혹스럽다. 추이를 지켜봐야 하나, 경기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 OK저축은행전 이후 KB손해보험이 대체 체육관을 확보할 때까지는 원정경기부터 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월 중순 이후 KB손해보험의 홈경기를 다시 배정한다는 것이다. 배구 관계자들은 “의정부체육관은 남다른 열기를 자랑했다”고 안타까워했다. 3승7패, 승점 10으로 하위권을 맴도는 KB손해보험은 홈 어드밴티지조차 기대할 수 없어 더욱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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