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시절 사제지간이었던 서울 이랜드 김도균 감독(왼쪽)과 전북 이승우는 이제 적으로 만난다. 다음 달 1일 오후 4시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릴 K리그 승강 PO 1차전에서 팀의 운명을 걸고 승부를 벌인다.
누구보다 아낀 제자였지만, 이제 피할 수 없는 적이 됐다.
K리그2 서울 이랜드는 24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전남 드래곤즈와 ‘하나은행 K리그2 2024’ 승격 플레이오프(PO)에서 극적인 2-2 무승부를 거두고 승강 PO에 올랐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선 2골을 따라붙은 서울 이랜드의 전력 못지않게 다음 상대인 K리그1 전북 현대와 관련한 질문도 많았다. 그중에서도 단연 시선은 서울 이랜드 김도균 감독과 전북 이승우의 ‘사제 대결’에 집중됐다.
김 감독과 이승우는 2022년 수원FC에서 연을 맺었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 유스와 B팀(2군)에서 성장한 이승우는 당시 큰 기대를 모았으나, 엘라스 베로나(이탈리아)~신트트라위던(벨기에) 등을 거치는 동안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K리그1에 데뷔했다.
국내무대를 밟자마자 열풍을 일으켰다. 쾌활한 성격과 대담한 플레이로 팬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첫 해 14골·3도움을 쓸어 담더니, 지난해에도 10골·3도움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전북으로 이적한 올여름부터는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매 시즌 우승을 다투던 전북은 올 시즌 10위(10승12무16패·승점 42)에 그치며 잔류를 위해 싸워야 하는 처지로 내몰렸다. 리그 최고 공격수였던 이승우로서도 전북을 구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아직 팀에 완전히 녹아들지도 못한 모습이다. 올 시즌 전반기 수원FC에선 10골·2도움을 뽑았지만, 전북에선 2골·4도움이다.
1년 만에 김 감독과 재회한다. 다음 달 1일 오후 4시 목동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질 서울 이랜드와 승강 PO 1차전에서다. 김 감독은 수원FC 시절 이승우와 함께 출퇴근하며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을 정도로 사이가 돈독했다.
지난해 12월 수원FC에서 서울 이랜드로 옮긴 김 감독은 제자와 만남에 “만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어 “전북은 이승우뿐 아니라 이영재 등 훌륭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남은 기간 우리가 잘 준비해야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축구에선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고 이변을 다짐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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