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듯한 스포츠' 강조한 하형주 체육공단 이사장 "한국 체육, 와 이리 됐노"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신임 이사장이 2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출입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스포츠를 하면 반듯한 사람이 되는구나’를 보여주고 싶었다.”

하형주(62) 국민체육진흥공단 신임 이사장이 2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가진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강조한 건 ‘원칙’과 ‘반듯함’이었다. 하형주 이사장은 “반듯한 스포츠를 통한 국가를 만드는 데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하형주 이사장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남자 유도 95㎏ 이하 급에서 금메달을 딴 유도 영웅이다. 선수 은퇴 후 1987년부터 모교인 동아대 교수로 37년간 후학 양성에 힘을 기울였고, 2022년 8월부턴 체육공단 상임감사로 1년 4개월간 일했다. 올림픽 금메달 획득 후 40주년이 되는 올해 대한체육회의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으로 선정된 데 이어 한국 체육 재정의 젖줄 구실을 하는 체육공단 수장에 올랐다.

하형주 이사장은 “체육계 수장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늘 가슴 속에 있었다. 주인 의식을 갖고 있었다”며 “반듯한 체육인의 모습을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열심히, 추스르며 살아왔고 체육인으로 살기 위해 온 몸으로 노력해왔다”고 고백했다.

‘공부하는 체육인’인 하형주 이사장은 ▲철학과 가치가 재정립된 정통한 조직 ▲구성원과 함께 성장하는 인재 중심 조직 ▲담대한 도전과 경계 없는 혁신으로 스포츠 복지 수준 업그레이드 ▲행복한 선수와 경쟁력 있는 엘리트 체육 진흥 정책 실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 스포츠 환경 구축 ▲스포츠산업을 책임지는 체육공단 ▲스포츠로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이라는 7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신임 이사장이 2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출입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그는 “여기 체육공단에 와서 방향성, 철학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구성원들은 대단한 분들인데 조직이 가야 할 방향성, 철학 같은 부분들은 안타까웠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정신으로 재무장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임기 3년 동안 인사 원칙의 틀만 잡아놓고 나가도 큰 일을 했다고 생각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형주 이사장은 ‘올림피언’으로서 한국 체육계의 상황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했다. 그는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우리 체육계가 와 이리 됐노(왜 이렇게 됐나)”라고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하형주 이사장은 “파리 올림픽을 잘 해냈지만, 원칙이 깨지고 정상화되지 못해서 그렇다. 차기 대한체육회장은 체육을 온몸으로 했던 분, 체육의 가치를 몸소 실천할 수 있는 분이 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체육계가 몇몇 사람들에 의해 조직화되고 그런 부분들이 참 안타깝다. 체육계가 왜 이렇게 됐는지 제 스스로 자책할 때도 있다. 그런 고민들을 할 때는 눈물이 나기도 한다”고 고개를 떨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