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구단 레전드가 되고 싶은 손흥민의 마음을 토트넘이 모르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토트넘은 원래 레전드가 없는 팀이다. '그런 전통'을 손흥민 거취 논쟁에서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미디어 '디 애슬레틱'이 손흥민의 계약 문제를 다시 꺼내들었다. 손흥민보다 1년 먼저 토트넘에 입단한 벤 데이비스를 거론하면서 손흥민도 곁들였다.
'디 애슬레틱'은 "토트넘은 데이비스의 1년 연장 옵션을 활성화해 다음 시즌에도 팀에 남게 할 계획"이라며 "손흥민과 데베이스 등 베테랑 선수들이 다음 시즌에도 남도록 하는 조항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지난 2021년 토트넘과 3번째 계약을 체결했다.
기간은 4년이었다. 2025년 계약기간이 끝나는 셈이다. 그런데 지난봄 '풋볼 인사이더' 보도를 통해 이 계약을 토트넘의 의지대로 1년 더 연장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졌다.
이어 디 애슬레틱, 가디언, 더선, 더 스탠더드 등 영국 주요 언론이 6월부터 속속 이를 확인하기 시작했고, 이번달 초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손흥민이 토트넘에 기존 계약기간보다 1년 더 남을 수 있다고 보도하면서 쐐기를 박았다.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얘기만 하면 된다"며 "옵션이 행사되면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 이상을 함께하게 된다"고 했다.
미국의 세계적인 경제지 포브스도 재계약 여부에 관심을 기울였다.
포브스는 아예 대 놓고 토트넘을 직격했다.
지난 10월 말 "토트넘은 손흥민에 큰 빚을 졌다. 과연 계약을 연장할까"라며 손흥민의 지난 10년을 높게 평가하면서 "토트넘은 손흥민이라는 존재를 빼면 인지도가 10위권밖으로 떨어지는 구단"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이적시장 전문가로 유명한 파브리치오 로마노도 손흥민 계약 논쟁에 숟가락을 얹었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시키기로 결정한 뒤 공식 절차에 들어갔다고 했다.
매체와 전문가들이 전하는 손흥민 소식은 한결 같다. 토트넘이 베테랑 선수인 손흥민의 계약 기간을 현재 연봉인 180억원으로 1년 더 늘리지만 다년 재계약 여부엔 물음표를 달았다는 것이다.
반면 손흥민은 "계약과 관련해 말할 것읻 없다"면서도 토트넘의 레전드가 되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난 8월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직 이 클럽의 전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토트넘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으며, 그때 전설이라고 불리게 된다면 매우 기쁠 것"이라며 "트로피를 따기 위해 토트넘에 합류했다. 이번 시즌이 특별한 시즌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과 리그컵 우승 등의 가능성을 두고 있다.
2008년 리그컵 이후 17년 만에 토트넘에 첫 트로피를 안기면 레전드로 불릴 수도, 토트넘에 오래 남을 가능성이 생긴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토트넘은 손흥민의 나이라는 현실적인 제약 앞에서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손흥민은 내년이면 33살이 된다. 특히 스피드를 이용해 상대를 공략하는 측면 공격수로는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내는 게 중요한데 손흥민이 최근 두 차례 부상을 당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다만 부상에서 돌아온 뒤 손흥민의 기량은 지난해 17골 10도움을 올릴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골결정력은 물론 플레이메이커 자질까지 갖추며 프리미어리그의 리빙 레전드임을 알리고 있다.
게다가 토트넘에선 최근 레전드로 불릴 만한 선수들이 없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개러스 베일, 해리 케인, 위고 요리스 등 핵심 선수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다른 구단에 팔렸거나 방출됐고 이들 모두 토트넘과 좋은 감정은 아니다. 토트넘 구단 스타일이 그랬던 것이다.
"토트넘 구단의 레전드는 2001년 입사한 다니엘 레비 회장 뿐"이라는 말이 괜히 도는 것이 아니다. 레비 회장은 전설을 허용하지 않는 구단에서 24년간 롱런하며 전설이 됐다. 손흥민은 지난 10년의 헌신을 통해 아무도 넘보지 못한 레전드의 길을 노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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