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금통위 직후만 해도 ‘11월은 동결’이 시장 컨센서스였다. 한은이 지난 6월부터 강조해온 금융안정 위험이 아직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았고, 금통위원들의 3개월 내 금리 전망은 5대 1로 동결이 우세해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이었다. 지난달 금통위 결정을 두고 ‘매파적(통화긴축 선호)동결’이라고 표현한 이유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미국처럼 빠르게, 큰 폭으로 내리진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일러야 내년 초에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원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연 3.25% 동결을 예상했다. 이 중 4명은 만장일치 동결을, 나머지 8명은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봤다.
이날 공개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을 보면 금통위가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이례적인 연속 인하를 단행한 이유는 우리나라 성장률에 대한 하방 위험이 크다는 위기의식에서다. 금통위는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물가상승률의 안정세와 가계부채의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압력이 증대됐다”며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의 하방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국내 경제 전망과 관련 지난달에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장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증대됐다”고 판단했으나, 이번달에는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다”고 봤다.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인 수출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금통위는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성장 흐름이 약화됐다”며 “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겠으나 수출 증가세는 주력 업종에서의 경쟁 심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 “고용은 실업률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취업자수 증가 규모는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하향 조정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4%에서 2.2%로, 내년은 2.1%에서 1.9%로 조정했다. 2026년 성장률 전망치는 1.8%로, 2년 연속 1%대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우리나라 내년 성장률을 종전 2.2%에서 2.0%로 낮춰 잡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기존 2.1%에서 2.0%로 조정했다.
전 세계적으로 안정세로 접어들었던 물가에 대한 우려도 다시 제기됐다. 금통위원들은 “세계경제는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향방에 따른 경기 및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이 증대됐다”는 점에 공감대를 이뤘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