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동물은 훌륭하다'가 개 도살업자 미화 논란에 휩싸였다.
26일 유기동물 보호단체인 사단법인 동물자유연대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동물은 훌륭하다' 방송 중 동물학대자를 미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음을 확인하고 공식적으로 항의 및 정정 방송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동물학대자 옹호, 당초 취지와 어긋나"
지난 23일 방송된 '동물은 훌륭하다' 2회에서는 '래브라도 리트리버종 오선이 학대 사건'을 언급했다.
사건 당시 탕재원 주인 A씨는 집 잃은 반려견 오선이를 훔친 사람으로부터 4만원을 받고 오선이를 도살했다. 당시 오선이는 빨간색 목줄을 하고 있어 유실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으나, A씨는 보호자를 찾지 않고 도살해 '개소주'로 판매했다.
현재 애견 목욕샵을 운영 중이라는 A씨 부녀는 방송에 출연해 "주인이 있는 개인지 몰랐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동물자유연대는 11월 2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건 발생 7년이 지나도록 오선이의 비통한 죽음을 잊지 못한 반려인은 이 방송으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방송에 나와 '지난 35년의 시간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반려인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했던 도살업자는 정작 오선이 반려인에게는 단 한 번도 진심어린 사과를 건넨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8월 해당 프로그램 기획과정에서 다양한 동물 주제를 깊이 논의한다는 취지를 전달받고 자료 제공에 협조했다. 그러나 정작 내용은 동물학대자를 옹호해 당초 취지와 어긋난다"고 말했다.
"방송서 도살업자의 입장만을 대변"
"동물학대자에게 서사 부여해선 안 돼"
또 "A씨가 운영하던 업소는 당시 오선이를 살해하기 한 달 전쯤에도 업소를 탈출한 개를 올무로 끌고 다니다 쇠파이프로 목을 짓눌러 조르고 도살하는 등 동물학대의 온상으로 악명높던 곳"이라며 "'동물은 훌륭하다' 제작진은 명백한 동물학대 사건을 다루면서도 피해자의 고통을 조명하는 대신 오히려 도살업자의 입장만을 대변했다"고 비판했다.
동물자유연대는 "현재 애견목욕샵을 운영한다는 업자와 그의 딸이 등장해 '주인이 있는 개인지 몰랐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보답하고 싶다'는 등의 말을 하는 장면을 그대로 송출했고,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본 출연자들은 '마음의 짐을 갚아나가는 것 같다'는 등 도살업자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와 가해자가 분명한 동물학대 사건임에도 가해자의 편에서 그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은 명백한 2차 가해일 뿐"이라며 "올바른 시각으로 동물권을 다루고자 하는 방송이라면 동물학대자에게 서사를 부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동물은 훌륭하다' 측은 시청자 게시판을 비공개 전환하고 VOD 다시 보기 서비스도 중단했다. 제작진은 이와 관련, 현재까지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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