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이 기준금리를 연속 인하한 것은 지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 한은은 2008년 10월부터 2009년 2월까지 4연속 인하를 선택했다. 2001년에는 닷컴 버블과 미국 9·11테러 영향으로 7~9월 세 차례 연속 금리를 내렸다.
기준금리 연속 인하는 무려 15년 만에 처음 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로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날 11월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8월 발표(2.1%)보다 0.2%포인트 내린 1.9%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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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제성장률 1.9% 하항 조정… 환율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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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제성장률은 기존 2.4%에서 2.2%로 0.2%포인트 낮춰 잡았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기존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한은이 추산한 잠재성장률(2%)보다 낮은 수준이다.
최근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내년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부분 하향 조정했다. 한국개발원(KDI)과 국제통화기금(IMF)은 기존 2.2%에서 2.0%로 내렸고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외국 투자은행(IB)은 2.2%에서 1.8%까지 낮춰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트럼프 당선으로 무역 전선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미국이 중국과 관세 전쟁을 본격화하면 1400원에서 거래되는 원/달러 환율이 1450원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중국과 관세 전쟁을 벌인 2018~2019년 2년간 원화의 평가절하율이 8.2%라고 집계하고 "트럼프 트레이드가 시작된 10월 초를 기준으로 당시 원화의 평가절하율을 계산해보면 원/달러 환율의 상단은 1450원 남짓"이라며 "2025년 상반기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4.50∼4.75%)과 금리 차이가 1.50%포인트에서 1.75%포인트에서 다시 벌어진 점도 부담이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을 크게 밑돌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정부의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등 거시건전성 규제 이후 주택가격 상승세도 둔화한 것도 한은의 인하를 앞당긴 요인이다. KB부동산이 지난 24일 발표한 11월 월간 주택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94(지난 11일 기준)로 집계됐다. 지수가 100을 하회할수록 하락을 예상하는 비중이 높다는 뜻으로 이번달 전망지수가 떨어질 경우 7개월 만에 하락 전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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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동결' 소수의견 나올까… 이창용 입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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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은 금통위 위원들의 소수의견이다.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왔다.
과거 푸른색 계열의 넥타이는 비둘기파(통화완화)적, 붉은색 계열의 넥타이는 매파(통화 긴축)적인 신호로 여겨진 바 있다. 붉은색과 푸른색 중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보라색 또한 동결을 상징하는 색이다.
이날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했으나 경제성장률 우려에 한은 총재를 제외한 6명 금통위원 의견이 '전원 일치'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소수 '동결' 의견을 제시한 위원 수는 이날 오전 11시10분부터 시작되는 기자 간담회에서 이 총재가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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