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가 안 보여요!"...11m 높이 난간서 '손' 잡고 버텨

"운전자가 안 보여요!"...11m 높이 난간서 '손' 잡고 버텨

이데일리 2024-11-28 09:42: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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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눈길 교통사고로 11m 높이 교량에서 떨어질 뻔한 대형 트레일러 차량 운전기사를 구급대원이 맨손으로 45분간 지탱한 끝에 구조했다.

27일 오후 9시 29분께 경북 안동시 풍산읍 중앙고속도로 부산방향 189.6㎞ 지점에서 시멘트 25톤을 실은 트레일러가 눈길에 미끄러져 계평교 난간에 걸렸다 (사진=경북소방본부)


지난 27일 오전 9시 29분께 경북 안동시 풍산읍 계평리 중앙고속도로 부산 방향 풍산대교에서 시멘트 25t을 실은 트레일러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져 교량 난간과 충돌했다.

사고로 트레일러는 교량 난간에 가까스로 걸렸고, 운전석 일부가 파손되며 60대 운전기사의 하반신이 난간 밖으로 빠져나온 상태였다.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풍산119안전센터 소속 구급대원 박준현(34) 소방교는 당시 상황에 대해 “처음엔 운전석 안에 이불이 쌓여 있어서 환자(운전기사)가 보이지 않았다”라며 “이불을 치워보니 환자가 겨우 상체만 운전석 안에 걸치고 있었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설명했다.

박 소방교는 “어떻게든 (운전기사를) 잡아야겠다 싶어서 (난간 아래로) 손을 뻗어보니 (운전기사) 손만 겨우 잡혀서 우선 잡고 있었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15분 뒤 구조대가 도착했으나 혹시 모를 추락사고에 박 소방교는 교대할 수 없었고, 대신 펌프차에 있던 로프로 운전기사의 팔을 휘감아 다른 구조대원 2명과 연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간이 흐르며 트레일러 차체 일부가 교량 아래로 떨어지고 운전기사의 몸도 점점 내려갔다. 게다가 운전기사의 손은 사고로 다쳐 피범벅인 상태였다고.

당시 안동엔 대설주의보가 내려질 만큼 많은 눈이 오고 있었고, 두 사람의 손도 얼어붙고 있었다.

그렇게 버틴 끝에 운전기사는 사고 발생 1시간 1분 만인 오전 10시 30분께 굴절차 바스켓을 타고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운전석에 다리가 끼어 있던 그는 통증을 호소했다.

이날 구조 현장에는 만 8년 차 구급대원인 박 소방교 외에도 안동소방서와 예천소방서 도청119안전센터 등에 소속된 소방관 20여 명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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