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은 불편, 1순위 해소"…분당·중동·산본·평촌 단지들 일제히 환영
"조합설립 등 재건축 절차 차질없이 준비"…분담금·이사 등 문제도 산적
(성남·안양·부천=연합뉴스) 이우성 김인유 강종구 기자 = "지어진 지 30년 넘어 불편했는데 우리 단지가 1기 신도시에서 가장 먼저 재건축하게 된다니 기대가 되네요."
정부가 27일 발표한 수도권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로 선정된 경기 성남·안양·군포·부천시 등 1기 신도시 지역 아파트·빌라 단지들은 들뜬 분위기가 역력했다.
성남 분당의 경우 아파트 유형 3개 구역(1만948가구)과 연립주택 유형 1개 구역(1천107가구)이 각각 선도지구와 선도지구에 준하는 정비 물량으로 선정됐다.
▲ 분당동 샛별마을 동성 등 5개 단지 (2천843가구) ▲ 수내동 양지마을 금호 등 5개 단지(4천392가구) ▲ 서현동 시범단지 우성 등 3개 단지(3천713가구) ▲ 야탑동 목련마을 대원 등 소규모 10개 빌라 단지(1천107가구) 등이다.
이중 분당동 샛별마을 5개 단지는 1992~1994년에 지어졌으며, 전용 면적은 73~219㎡이다.
이들 단지는 분당중앙공원과 접해 있으며 안팎에 당촌초등학교와 수내중학교, 샛별중학교가 있다. 선도지구 발표 직후 샛별마을에서 만난 한 주민은 "주민 동의율 항목에서 만점을 받으려고 추진위 측이 독려하는 바람에 주민 간에 갈등이 생겨 한동안 단지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다행"이라고 기뻐했다.
샛별마을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이모 씨는 "이제 이주와 분담금 문제가 현실로 닥칠 텐데 사업 참여 단지들이 원만히 추진해 샛별마을 매물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선도지구로 선정된 구역 중 가구 수가 가장 많은 수내동 양지마을 5개 통합단지는 수인분당선 수내역과 가까운 역세권 단지다.
인근에 코끼리종합상가 재래시장과 금호 행복시장 등 전통시장과 롯데백화점 등 대형 유통매장이 있어 비교적 상권이 활성화돼 있는 지역이다. 인근에 학원도 밀집해 있다.
수내동 양지마을 5개 단지 통합재건축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최충림 씨는 "이제 재건축 인허가, 재건축조합 설립 등의 후속 절차가 이어진다"며 "5개 단지가 서로 양보하고 배려해 같은 방향으로 가야 사업 추진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통합단지는 대지 지분이 많아 주택 물량을 7천여가구까지 재건축할 수 있고, 상가 소유자들 추진 의지도 강해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현동 시범마을 현대아파트 앞에서 만난 주민 이모(60) 씨는 "선도지구 신청 때는 주민동의율이 95% 이상 나왔지만, 실제로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는 알 수 없다"며 "사업성 논의가 시작되면 여러 의견이 부닥칠 텐데 벌써 걱정"이라고 했다.
이씨는 그러면서 "2027년 착공이면 3년 내에 이사를 나가야 하고, 분담금을 얼마냐 내야 할지도 이제부터 논의돼야 하는데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면 이들 문제가 과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10개 빌라(1천107가구)를 묶어 재건축을 추진하는 야탑동 목련마을도 고무된 분위기다.
목련마을은 수인분당선 야탑역에서 약 1㎞ 떨어져 있고, 서울행 광역버스 노선이 경유하지 않는 등 분당 북동부 지역에 치우쳐 있다.
목련마을 대원빌라 1단지에 사는 40대 김모 씨는 "오늘처럼 눈이나 비가 올 때 지하주차장으로 바로 연결되지 않아 불편했다"며 "우리 단지는 저층이고 작은 평형이라 동일 평형으로 재건축하면 분담금 부담은 없고, 제 직장이 서울 여의도 쪽이라 이사 갈 지역을 분당으로 고집할 필요도 없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오후 기자가 찾은 목련마을 앞 부동산중개업소에서는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렸다.
이 모 대표는 "이곳은 개인 가구당 지분이 많아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외곽지역인데 재건축이 먼저 추진돼 주민들은 기대할 텐데 중개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당분간 전월세 수요가 줄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부천에서도 선도지구로 지정된 단지 주민들이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부천시 중동 은하마을대우동부아파트의 한 주민은 "준공 후 31년이 지난 아파트다 보니 통합 재건축 사전 동의율이 90%가 넘을 정도로 주민 사이에서 재건축 수요가 높았는데 이번에 선도지구로 선정돼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천에서 선도지구에 신청한 12개 구역 중 2개 구역을 제외하고는 상당수 아파트는 탈락한 상황이어서 해당 아파트 주민들의 실망도 적지 않은 분위기다.
부천시는 올해 경기도 승인을 앞둔 '중동 1기 신도시 정비기본계획'이 완료되면, 내년부터 공모 없이 주민 제안 방식으로 민간 주도의 자율적인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이주대책 등을 고려해 연차별 정비 물량 내에서 특별정비계획을 승인해 나가는 순차 정비 방안 등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군포시 산본은 ▲ 자이백합 등(2천758가구) ▲한양백두(1천862가구)가 재건축 선도지구로 선정됐다.
자이백합 아파트 지역의 한 부동산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재건축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잘 모르겠다. 호재는 분명한데 활발하게 거래되는 움직임이 있으려면 우선 대출규제가 풀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양시 평촌은 ▲ 꿈마을금호 등(1천750가구) ▲ 샘마을 등(2천334가구) ▲ 꿈마을우성 등(1천376가구), 중동은 ▲ 삼익 등(3천570가구) ▲ 대우동부 등(2천387가구)이 선도지구로 선정됐다.
샘마을 아파트 지역의 한 부동산사무소는 "주민들이 매물을 안 내놓는다. 선도지구 지정 이후 분위기를 보겠다는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라며 "정부가 계획대로 단계별로 진행될지 지켜보겠다는 의미같다"고 말했다.
gaonn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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