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자상거래 저가품 공세 대응은 강화…부가세 면제 폐지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베트남이 '트럼프 2기'를 앞두고 미국산 항공기와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수입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27일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도 훙 비엣 베트남 외교부 차관은 이날 하노이에서 열린 미국상공회의소 주최 행사에서 "베트남은 미국과 조화롭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무역을 활성화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밖에 군사 장비나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미국산 고가품을 더 많이 구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 멕시코,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이후 나왔다.
중국과 멕시코는 각각 지난해 기준 미국의 무역적자국 1위와 2위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무역적자국 3위인 베트남에도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베트남의 지난해 대(對)미국 무역 흑자는 약 1천억달러(약 139조6천억원) 규모였다.
팜 민 친 베트남 총리도 이날 행사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면서 미국에 베트남 무역 지위를 '비시장경제'에서 '시장경제'로 격상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한 "미국이 베트남에 대한 안보 관련 기술 수출 제한을 풀어주기를 바란다"며 위성 통신 개발을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과 협의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베트남은 부가가치세(VAT) 면제 혜택을 폐지하는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한 중국산 저가 수입 제품에 대한 대응은 강화하기로 했다.
베트남 국회는 외국 전자상거래 업체에 적용되던 저가 상품 VAT 면제 혜택을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세법 개정안을 전날 승인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판매하는 저가 제품에도 내년 7월부터 최대 10% VAT가 부과될 예정이다.
베트남은 2010년부터 100만동(약 5만5천원) 미만 온라인 수입품에 VAT를 면제해왔다.
이번 조치는 베트남 당국이 미등록 상태로 진출해 초저가 제품으로 시장을 잠식 중인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와 패스트패션 기업 쉬인에 접속 차단 가능성을 경고한 이후 수주 만에 나왔다.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은 인도네시아, 태국에 이어 동남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올해 들어 시장이 작년보다 약 18% 성장한 220억 달러(약 30조7천억원) 규모로 커졌다.
중국산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소셜커머스를 통한 초저가 상품 '홍수'에 베트남 정부와 기업들은 자국 산업이 큰 타격을 받는다고 우려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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