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최지웅 기자] 삼성전자가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되살렸다. 지난 5월부터 반도체(DS) 부문을 이끌어온 전영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2인 대표 체제로 복귀했다. 전 부회장은 이번 선임으로 기존 1인 대표 체제를 이끌었던 한종희 부회장과 투톱을 이루게 됐다.
삼성전자는 27일 메모리 사업부를 대표이사 직할체제로 전환하고 파운드리사업 수장을 교체하는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반도체 리더십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DS부문을 총괄하는 전 부회장을 중심으로 인적 쇄신을 이뤄 반도체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의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 반도체 시장에서 적기 대응에 실패하며 추격자 신세로 전락했다.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파운드리 사업도 수율 관리와 대형 고객사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명예회복이 시급한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발탁해 투톱 체제를 재정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월 경계현 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사임하면서 약 6개월간 한 부회장 중심의 1인 대표 체제로 운영됐다.
전 부회장은 기존 DS부문장에 더해 메모리 사업부장 역할도 겸직한다. 메모리사업부는 AI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내주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AI 시대 핵심부품으로 떠오른 HBM 주도권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랠리에 올라타기 위해 HBM 개발팀을 신설하는 등 HBM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전 부회장과 함께 투톱 체제를 이루는 한 부회장은 연임에 성공했다. DS부문과 함께 삼성전자 양대 축인 DX(디바이스경험)부문을 내년에도 한 부회장이 이끈다. 한 부회장이 다시 지휘봉을 잡으면서 DX부문은 큰 폭의 인사 변동 없이 안정화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 부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신설된 '품질혁신위원회' 위원장도 겸직한다.
관련 업계는 삼성전자가 이번 인사에서 위기설의 진원지인 반도체 사업 재건에 집중한 나머지 DX부문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역성장에 빠진 DX부문에도 재도약을 위한 인적 쇄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DX부문은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134조3500억원과 영업이익 10조16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3.6% 감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원래대로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해 사업 부문별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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