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서울 북촌로에 위치한 피비갤러리가 다섯 작가의 그룹전 ‘드로잉: 회화의 시작’을 오는 12월 28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디지털 매체와 AI의 등장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미술의 흐름 속에서도, 창작의 본질은 여전히 변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전시장에는 드로잉을 단순한 회화의 밑작업이 아니라 독립된 예술 형식으로 바라보며, 이를 통해 회화의 본질을 탐구하는 다섯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자연, 인간, 도시, 일상 등 다양한 주제를 담은 드로잉들이 각기 다른 재료와 기법으로 전시되어 있다. 연필, 오일파스텔, 잉크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그려진 작품들은 독창적인 시각 언어를 통해 관객과 소통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샌정, 김정욱, 임순남, 김세은, 윤이도이다. 이들의 작품은 디지털 기술이 주도하는 현대 미술 환경 속에서도 손끝에서 비롯되는 드로잉이라는 창작의 근원적인 행위가 지닌 가치를 강조한다.
샌정 작가는 종이에 연필과 오일파스텔을 사용해 자연의 모습을 선과 색으로 표현한다. 단순한 색상과 추상적 형태만으로도 생동감을 자아내는 그의 작품들은 회화의 본질에 다가가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윤이도 작가는 나무 이쑤시개에 먹물을 묻혀 두터운 장지에 작업하는 독특한 방식을 통해, 일상 속 풍경과 감정을 심도 깊게 담아낸다. 그의 작품 ‘부러진 우산조차도 편히 버리지 못하는 사람’은 물건에 담긴 의미와 인간적인 성찰을 조화롭게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김정욱 작가는 초현실적인 드로잉으로 다층적 기호와 영적인 분위기를 화폭에 담는다. 반면, 김세은 작가는 도시 구조물과 비어 있는 공간들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풍경을 드로잉으로 구현해 조형적 상상을 자극한다. 마지막으로 임순남 작가는 SNS에서 수집한 셀피 사진 속 인물의 내밀한 표정을 드로잉으로 포착해 현대인의 심리를 탐구한다.
이번 전시는 복잡한 디지털 기술과 개념을 넘어서 창작의 원초적 요소로 돌아가려는 현대 미술의 흐름을 반영한다. 드로잉을 통해 구현된 다섯 작가의 작품들은 그리기의 행위가 단순한 시작점을 넘어 독립적인 예술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증명한다.
Copyright ⓒ 문화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