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열린 지스타 2024에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목표로 야심 찬 신작 라인업을 선보였다. 인기 지식재산(IP)의 확장성과 새로운 IP 개발, 그리고 장르적 혁신을 결합한 전략으로 PC와 콘솔을 포함한 다양한 플랫폼에서 장기적 성장을 도모하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업계 전반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신작들이 산업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그라비티,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 펄어비스 등 주요 게임 참가사는 다양한 신작을 공개하며 장르 다변화를 통해 PC와 콘솔 중심의 시장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취지다.
우선 그라비티는 벡스코 제1전시장에 50부스 규모로 참가, 다수의 신작을 포함한 총 17종을 출품했다. 특히 지스타에서 최초 공개하는 ‘라그나로크3’, ‘Project Abyss(가칭)’, ‘라그나로크 크러쉬’, ‘학원 삼국지: 초고교급 SLG RPG’, ‘프로젝트 데비루치(가칭)’ 등 신작을 포함해 모바일, PC, 콘솔 등 플랫폼별 시연존을 통해 신작과 플랫폼 다양성 전략을 선보였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지스타에서는 매년 본사와 해외 지사가 서비스 중이거나 준비 중인 게임을 유저들에게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AI, 메타버스, 클라우드 등 최신 트렌드는 게임의 부가적 요소로 보고 있다. 게임 자체가 중심이 되어야 하며, 이러한 트렌드는 유저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부가 콘텐츠로 반영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넥슨과 크래프톤이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IP 경쟁력 강화와 신규 e스포츠 종목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 기업은 글로벌 게임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콘솔 시장 진출 준비와 IP 활용 극대화를 전략적 강점으로 삼아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넥슨은 이번 지스타에서 액션 RPG ‘퍼스트버서커: 카잔’, ‘오버킬’, MOBA 배틀로얄 ‘슈퍼바이브’, RPG ‘환세취호전’ 등 4개의 신작 게임과 함께 영상으로 공개된 슈팅 게임 ‘아크레이더스’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글로벌 게임 시장 대응, 콘솔 플랫폼 준비, IP 활용 극대화 등 다양한 전략을 철저히 준비하며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크래프톤은 PUBG IP에서 새로운 신작으로 IP 확장을 노린다. 이번 지스타에서 ‘프로젝트 아크’, ‘딩쿰투게더’, ‘인조이’ 등 신규 게임을 선보이며 IP 확장의 성공 가능성을 탐색 중이다.
넷마블은 자사 인기 IP인 몬스터길들이기를 활용한 액션 RPG ‘몬길: Star Dive’와 드라마 왕좌의 게임 IP를 활용한 액션 RPG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를 공개했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2024년 출시된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이나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와 같은 성공 사례에서 이어지는 유명 IP 활용 게임 개발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방대한 세계관을 가진 원작 IP의 강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했고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에서 선보인 모바일과 PC 런처를 활용한 듀얼플랫폼 전략을 적용해 앱스토어 수수료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강화도 이어질 전망이다. 넷마블 방준혁 의장은 이번 지스타 기자간담회에서 트랜스미디어 전략을 강조하며 외부 유명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 출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드러낸 바 있다.
펄어비스는 ‘붉은 사막’을 처음으로 한국 유저들에게 공개했다. 지난 8월 게임스컴에서 선보였던 버전보다 보스전이 하나 더 추가된 확장된 콘텐츠를 제공했으며 자체 블랙스페이스 엔진으로 개발한 만큼 내년 출시를 예고했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붉은사막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내후년쯤 출시될 예정”이라며 “PC·콘솔 시장에 선도적 개발을 해온 만큼 붉은사막을 통해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노린다”고 말했다.
이번 지스타는 PC·콘솔 시장의 멀티플랫폼 강세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향한 국내 게임사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스타에 참가하는 게임사나 출품작들을 보면 해당 연도나 다음 해의 트렌드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2021년에는 블록체인과 NFT가 이슈가 되면서 관련 게임들이 많이 등장했었다. 플랫폼 측면에서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모바일 게임이 주류였지만 최근 1~2년 사이에는 콘솔 게임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신작과 대작 출시 시점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업계의 높은 불안정성을 드러낸다. 실제로 해외 매출 비중이 큰 넥슨과 크래프톤을 제외하면 두드러진 성과를 낸 게임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국내 시장의 정체와 맞물려 현재 게임 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이 여실히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실적 및 시장의 불안정성이 큰 것은 게임 업계의 오래된 루틴”이라며 “내후년 신작이 출시된다 하더라도 국내 및 글로벌 반응을 확인해야 하는 만큼 실적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크래프톤, 펄어비스, 넥슨, 넷마블 등 주요 참가자들은 준비하고 있는 기대작을 공개했고 장르 다변화와 PC·콘솔 시장 트렌드에 맞춰 대응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2025년 이후 본격적으로 출시될 글로벌 신규게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 유저들과 직접 소통하고 자사 출품작을 시연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타이틀 론칭 시 더 많은 유저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을 보며 지스타의 영향력을 실감한다”며 “글로벌 시장 공략과 장르 다변화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업계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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