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외길' 고한승, 미래 사업 발굴 중책

'바이오 외길' 고한승, 미래 사업 발굴 중책

뉴스웨이 2024-11-27 10:16: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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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한승 한국바이오협회장. 자료=한국바이오협회 제공
삼성전자가 지난 13년간 바이오 사업을 이끈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을 미래사업기획단으로 불러들였다. 회사가 미래 가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신사업 전문가에게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의 중책을 맡긴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삼성전자는 사장 승진 2명, 위촉업무 변경 7명 등 총 9명 규모의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진만 DS부문 DSA총괄 부사장이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으로, 김용관 사업지원TF 부사장이 DS부문 경영전략담당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또 한종희 부회장은 DX부문장과 DA사업부장, 품질혁신위원장을 겸직하며 이형희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으로 이동한다. 전영현 부회장은 DS부문장과 함께 메모리사업부장, SAIT원장을 함께 맡아보게 됐다.

아울러 이원진 상담역은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 남석우 사장은 파운드리사업부 CTO,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은 사업지원TF 사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는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이동한다.

눈여겨볼 대목은 고한승 에피스 대표가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 수장으로 소환됐다는 점이다. 전영현 부회장(1대)이나 경계현 전 DS부문 사장(2대)처럼 전자 부문 '기술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자리를 이종업계 전문가에게 내준 모양새여서다.

고한승 신임 단장은 바이오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는 미국 UC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생화학과를 졸업하고 노스웨스턴대 유전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00년 8월 삼성종합기술원 바이오연구 기술자문으로 그룹과 연을 맺었다. 이어 삼성종합기술원 바이오&헬스랩장, 삼성전략기획실 신사업팀 담당임원, 삼성전자 바이오사업팀 담당임원 등을 지냈고 2012년 문을 연 삼성바이오에피스로 이동해 전무·부사장·사장까지 승승장구했다. 현재 한국바이오협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특히 고한승 신임 단장은 13년간 바이오에피스 대표로 몸담은 그룹 내 '최장수 CEO'이기도 하다. 그만큼 성과가 우수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총 9개의 바이오시밀러를 내놓는 데 성공하며 후발주자 에피스의 존재감을 시장에 각인시켰다. 실적도 양호하다.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1조1403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불과 9개월 만에 작년의 연간 실적을 뛰어넘었다.

게다가 고 신임 단장은 삼성에 몸담은 이후 바이오나 헬스와 같은 신사업 분야를 주로 담당했다. 사업을 만들어 키우는 프로세스 전반에 해박하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도 고 신임 단장의 이 같은 여정에 기대를 거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시장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HBM(고대역폭메모리)으로 대표되는 반도체 사업의 부진에 우려가 커지면서 조직 안팎이 술렁이고 있어서다. 그 여파에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한때 청산가치를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9조원을 웃도는 분기 영업이익에도 미래가치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맞물린 탓이다.

재계에서는 고 신임 단장이 삼성전자의 또 다른 소방수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워치와 링, 버즈 등 웨어러블 기기를 중심에 두고 헬스케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이 가운데 바이오 전문가가 합류함으로써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삼성전자 측은 "고 단장은 2008년 그룹 신사업팀과 바이오사업팀에서 현재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만들어낸 창립멤버로서 사업을 성장시킨 베테랑 경영자"라면서 "그룹 신수종 사업을 일궈낸 경험과 그간 축적된 경영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삼성의 새로운 미래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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