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지난 22일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기아, 현대모비스, HL만도 등의 기업과 간담회를 열고 미국의 멕시코 통상 정책 변화에 대해 논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기아는 멕시코 노에보레온주 몬테레이에 연 40만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사도 함께 진출해있다.
멕시코는 미국-멕시코-캐나다 간 무역협정인 'USMCA'(구 NAFTA)에 따라 역내가치비중 충족 시 무관세 교역이 가능하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친환경차 보조금 요건 중 북미생산 요건을 충족하는 곳이다. 최근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 과정 속 니어쇼어링의 최대 수혜지로 주목받아 왔고 국내 완성차업체와 자동차부품업체도 현지 진출한 상황이다.
문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편관세 부과 기조와 함께 USMCA 재검토, 중국 우회수출 대응 등 정책변화 가능성에 따른 영향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복귀 전부터 연일 멕시코와 날을 세우고 있어서다.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를 중국의 우회 기지로 규정하고 2026년 예정된 USMCA 협정을 재검토해 미국 내 자동차 생산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USMCA는 2020년부터 효력이 시작됐으며 6년마다 이행 사항을 재검토할 수 있다. 만약 USMCA를 재검토할 경우 국내 기업들은 공급망을 재조정하는 등 생산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은 '탈중국'을 위해 멕시코를 주시한 것이어서 현재의 강경한 입장은 추후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가려는 것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미국 입장에서 멕시코는 지난해 1524억달러(약 212조원) 적자국이지만 지난 5년 멕시코의 수입액 1위 국가는 미국이었고 지난해 수입액은 2593억달러(약 362조원)에 달하는 점은 간과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우회 수출을 막기 위해 멕시코에 벽을 쌓으면 오히려 GM과 스텔란티스, 포드 등 미국 내 완성차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간담회에서 "멕시코는 멕시코 신정부 뿐만 아니라 미국 신 행정부의 통상정책 변화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지역"이라며 "정부는 양국 신정부의 통상정책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멕시코 연방정부를 비롯해 우리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는 주 정부와도 협력채널을 구축·가동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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