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의 선택②] LG화학, 기업가치 달린 진화···스페셜티 육성

[석화의 선택②] LG화학, 기업가치 달린 진화···스페셜티 육성

데일리임팩트 2024-11-27 08:06: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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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한 구광모 LG그룹 회장(가운데),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왼쪽),  권봉석 LG COO(최고운영책임자) 부회장. / 사진=LG
25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한 구광모 LG그룹 회장(가운데),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왼쪽),  권봉석 LG COO(최고운영책임자) 부회장. / 사진=LG

[딜사이트경제TV 서효림 기자] 한 때 LG화학의 캐시카우였던 기초 소재 석유화학 분야가 예전 같지 않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실적을 견인하던 기초 소재가 이제는 생산할수록 손해가 되는 천덕꾸러기가 됐다. 중국발 공급과잉에 따른 불황의 장기화 때문이다. LG화학은 석화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지속가능한 소재의 석화 제품 생산, 신재생에너지 시장 진출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할 전략을 세웠다.

LG화학의 실적을 견인하던 나프타분해설비(NCC)는 ‘나프타(Naphtha)’를 분해하는 설비로 나프타를 분해하면 에틸렌이 30%, 프로필렌과 방향족(BTX,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이 60~70% 가량 나온다. 폴리염화비닐(PVC)가 중국에서 고전하던 2010년대, 빈 자리를 채워준 것이 에틸렌과 프로필렌이었다. 

2019년 구광모 LG 회장은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에 과감히 도전하자”고 주문하며 LG화학 신임 대표이사에 신학철 부회장을 영입했다. 구 회장의 첫 인사는 LG의 순혈주의를 깬 파격인사로 충격을 줬다. 주력 분야인 석화와 직접 연관성이 적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구 회장은 3M 출신의 신 부회장에게 LG화학을 맡겼다. 올해 인사에서도 신 부회장은 유임됐다. 

신학철 부회장이 LG화학을 이끌게 되면서 석화 부문은 크게 변화했다. 전통적인 석화에 쏠려 있는 매출 비율을 분산해 다각화하는 사업 재편이 시작된 것이다. 2017년 전체 영업이익의 95.9%를 차지하던 석유화학 부문은 지난해 기준 매출에서 79.5%를 차지했다.

신 부회장은 취임 당시 “2024년까지 전지사업의 매출을 5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석화 의존도를 30%로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기초 소재 분야는 유가에 영향을 받아 실적 예측이 어려웠다. 

LG화학의 POE 제품. 고유의 메탈로센 촉매를 사용한 에틸렌과 옥텐 또는 부텐의 공중합체로, 충격보강, 고탄성 특성과 낮은 열 봉합온도 등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의 POE 제품. 고유의 메탈로센 촉매를 사용한 에틸렌과 옥텐 또는 부텐의 공중합체로, 충격보강, 고탄성 특성과 낮은 열 봉합온도 등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사진=LG화학

최근 공시한 기업가치제고계획(밸류업 계획)에 따르면 LG화학의 3대 신성장동력은 ▲전지재료 ▲신약 ▲서스테이너블리티(Sustainability)다. 2023년 매출은 26조6천억 원가량으로, 이 가운데 3대 신성장동력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3%이다. 이 비중을 2030년 5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LG화학의 석화는 기초 소재에서 스페셜티(고부가가치)로 진화할 계획이다. 3분기 기준 기초화학의 비중은 37.9%로 글로벌 선진국에 비해 스페셜티의 비중이 낮다.

앞으로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지속가능한 소재의 석화 제품 생산, 신재생에너지 시장 진출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할 계획이다. 석유화학사업본부는 재활용 제품, 바이오 소재, 신재생에너지용 제품 등을 육성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사업의 비중을 강화한다.

LG화학의 스페셜티 전환은 갑자기 시도된 것은 아니다. 지난해 석화 부문 내에 넥솔루션(Nexolution)과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 사업부를 별도로 신설하고 넥솔루션은 SAP(고흡수성수지)와 NBL(NB라텍스)를 서스테이너빌리티는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와 CNT(탄소나노튜브)를 담당했다. 

LG화학 사옥 전경/사진=LG화학
LG화학 사옥 전경/사진=LG화학

석유화학 사업본부는 재활용 제품, 바이오 소재, 신재생에너지용 제품 등 서스테이너블리티 사업을 육성하고 기존 석유화학 범용제품 중 한계사업은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다. 

내년부터 고부가가치PVC 생산에 나선다. 범용 PVC로는 중국시장 공략에 실패했지만 기존 PVC가 가진 단점인 내열성을 극복한 초고중합도 PVC를 개발해 현재 수입산 위주인 전기차 급속·초급속 충전 케이블 소재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한다.

북미 전기차 업체용 방열 접착제 공급을 시작으로 자동차용 접착제 시장을 확대해 수천억 단위 사업 육성에 도 나선다.  방열 접착제는 배터리 셀을 모듈과 팩에 접합할 때 쓰이며 높은 열전도성, 전기 절연성을 갖추고 있다.

LG화학은 방열 접착제 18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차체 경량화 및 친환경 소재의 수요 증가로 오는 2030년 16조원 규모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해당 시장 내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 또한 태양광용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 등 친환경 스페셜티 개발 및 확대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 자동차용 접착제 /사진=LG화학
LG화학 자동차용 접착제 /사진=LG화학

지난 10년 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 8.2%를 나타내는 LG화학은 오는 2028년까지 ROE10%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30년 매출 50조원, 신성장동력 사업비중은 50%까지 올릴 계획이다. 

LG화학은 IR자료에서 “석유화학 포트폴리오 고도화 및 전지소재, 신약 등의 육성 사업에 집중 투자해 전사의 수익성 개선을 추구하고 있다”며 “이미 투입한 자본의 성과 창출이 본격화되면 ROE가 개선될 것으로 보여 2028년부터 ROE 10% 이상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고 설명했다.

LG화학 관계자는 “3대 신성장동력 위주로 고부가 성장 사업을 육성을 가속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여수 2공장 매각 추진과 관련된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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