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유세' 친러 무명후보 1위 이변…당선 여부에 나토·EU 촉각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컬린 제오르제스쿠(62) 후보가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키면서 그가 선거 유세에 적극 활용한 소셜미디어(SNS) 틱톡으로 불똥이 튀었다.
유럽의회 중도 성향 정치그룹인 '리뉴 유럽'의 발레리 아이에르 대표는 26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루마니아 대선 과정에서 틱톡의 '역할'을 질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이 보도했다.
아이에르 대표는 "틱톡 CEO가 유럽의회에 출석해 틱톡 플랫폼이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DSA는 온라인 허위 정보와 유해·불법 상품 또는 콘텐츠 확산을 막기 위해 도입된 법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측근인 아이에르 대표는 "루마니아 대선 1차 투표 결과는 일종의 경종"이라며 "급진화 및 허위정보가 유럽 전역에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발언은 친러시아·반(反)나토 성향인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당선 확정 가능성을 둘러싼 EU 및 나토 내부의 강한 우려를 방증하는 것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친러 성향이자 극우로 분류되는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앞서 24일 대선 1차 투표에서 22.95%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무소속인 그는 지난달 여론조사에선 지지율 0.4%를 기록한 '기타' 후보에 그쳤고, 대선 직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 5.4%로 크게 오르긴 했으나 여전히 6위였다.
여론조사 및 전문가 예측을 뒤집고 20%가 넘는 득표율을 확보한 배경에는 '틱톡 유세'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속 정당이 없는 그는 틱톡에 자신의 영상을 올리며 선거 운동을 했고,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영상 조회수가 급상승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대신 국내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는 영상은 그의 계정 중에서 가장 높은 470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EU와 나토에 속한 루마니아는 지금까지 나토의 동부 방어 전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EU 회원국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가장 길게 국경을 공유하면서 최근 자국에 배치된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포대를 우크라이나에 전달하기로 하는 등 우크라이나 지원에도 적극적이었다.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내달 8일 중도우파 야당 루마니아 구국연합(USR)의 엘레나 라스코니 대표와 함께 결선 투표에 나서 최종 승자를 가릴 예정이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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