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는 걸러낸다" 글 확산에 고용노동부, 조사 착수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건물 외벽에 남녀공학 전환 반대 래커칠이 돼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동덕여대의 남녀공학 전환 논란 이후, 온라인에서 여대 출신을 채용에서 배제하겠다는 글들이 확산되면서 고용노동부가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섰다.

최근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는 ‘여대 출신은 채용하지 않겠다’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작성자들은 동덕여대 문제에 대한 인사팀의 입장을 전하며, 여대 출신 지원자를 서류에서 탈락시키거나 낮은 점수를 주겠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덕여대의 남녀공학 전환과 관련해 학생들의 강한 반대 시위와 관련 시설물 훼손 등이 보도되면서 인사 담당자들이 여대 출신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 골자다.

익명 앱 ‘블라인드’ 게시글

이러한 논란은 지난 16일,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우영 이사장의 SNS 발언으로 더 커졌다. 이 이사장은 “블라인드 채용이라도 가능하다면 이 대학 출신은 걸러내고 싶다”고 적어 논란을 촉발했다.

학교 측도 후폭풍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지난 24일 학생들과의 면담에서 “학교 이미지 훼손이 졸업생의 취업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며 “학교와 학생들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블라인드에는 동덕여대뿐만 아니라 여대 출신 자체를 배제하겠다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여대는 무조건 서류 탈락”, “필터링 시작했다” 등 노골적인 채용 배제 발언이 이어졌다.

익명성이 강한 블라인드의 특성상 게시글 작성자의 진위를 확인하기는 어렵고 과장이 섞였을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이런 글이 확산되면서 졸업생과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현재 여대 출신 차별과 관련한 익명 신고를 접수 받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학교 출신을 필터링 하는 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해당 법은 근로자 모집과 채용 과정에서의 성차별을 금지하며, 이를 위반하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조사에서 채용 과정의 성차별이 확인될 경우 사업장 점검 등 후속 절차도 밟아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