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세워진 울산 최초 극장 '상반관' 사진 발견"

"일제강점기 세워진 울산 최초 극장 '상반관' 사진 발견"

연합뉴스 2024-11-26 18:45: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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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학 전 울산과학대 교수 "2층 구조 근대식 건물 추정"

울산 최초 극장 상반관 모습이 담긴 엽서 사진(위)과 현재 같은 장소의 모습(아래). 울산 최초 극장 상반관 모습이 담긴 엽서 사진(위)과 현재 같은 장소의 모습(아래).

[울산과학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울산과학대학교는 이정학 전 호텔조리제빵과 교수가 일제강점기에 들어선 울산 최초 극장 '상반관'의 사진을 발견해 실체를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울산과학대에 따르면 상반관은 1920년대부터 1941년까지 동구 방어진에서 약 20년간 운영된 울산의 첫 극장으로 알려져 있다.

1937년 울산극장이 세워지기 전 울산의 유일한 극장이기도 했다.

이러한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상반관은 한국 연극·영화사나 극장사에 온전하게 기록되지 못한 채 향토 사학자와 지역민의 구전, 당시 신문 기사 등에만 일부 언급될 뿐 실체가 불분명했다.

그런데 최근 이 전 교수는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사이트에서 상반관의 모습이 담긴 당시 엽서 사진을 찾아내는 데 성공해 건물 실체를 확인했다.

일제강점기 후등상점이 발행한 '방어진'이라는 제목의 엽서 사진 속에서 상반관을 발견한 것이다.

엽서 발행 연도가 없어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이 전 교수는 근대식 건물 형태와 크기 등을 볼 때 사진이 1937년 상반관이 확장된 이후부터 1941년 소실되기 전 사이에 찍힌 것으로 추정했다.

그가 찾은 사진 속 상반관은 아치형 지붕의 근대식 건물로, 2층 난간에는 영화 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내부는 2층 구조로 추정되는데, 영화관 특유의 높은 천장 때문에 외부에서는 3층으로 보였을 것이라고 이 전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상반관이 영화뿐만 아니라 각종 예술 공연이 열리거나 집회나 공공 회의, 토론 등의 장소로도 활용된 다목적 복합문화공간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전 교수는 "일제강점기 방어진에 울산 최초의 극장이 들어선 것은 이곳이 일본 어민의 집단 이주 지역이자 울산에서 경제·문화적으로 가장 발달한 곳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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