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트럼프(78) 대통령 당선자가 고심끝에 헤지펀드 전문가인 스콧 베센트(62)를 재무장관 내정자로 지명했다.
트럼프의 가족 대열로 등극(?)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가 굳이 베센트를 재무장관에 앉힌 이유는 뭘까?
국가부채 감축, 관세문제 해결 등 그를 재무장관에 앉힌 이유는 여럿이 있겠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금리인하 정책이다.
트럼프는 1기 행정부 시절 '금융대통령'인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이사장으로 제롬 파월(71) 현 의장을 앉혔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재인준을 받아, 트럼프 2기 행정부 기간인 2026년 5월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 동안 파월의 금리정책에 불만을 많이 표시했다. 특히 파월이 금리정책을 바이든에게 유리하게 쓰고 있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당장 그를 해고시킬 것"이라고 협박까지 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에 취임한 뒤 적극적인 금리인하 정책을 펴고 싶어하지만, 그때마다 파월이 제동을 걸 것으로 이미 짐작하고 있을 정도다.
트럼프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선거캠프에 합류한 베센트가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베센트는 트럼프에게 "1월20일 대통령에 취임한 뒤 재빨리 파월 의장 후임자를 정해 발표하고 아예 상원의 인준까지 받아 놓자"고 제안했다. 거의 2년 가까이 임기가 남은 Fed 의장을 '식물의장' '허수아비 의장'로 만들어 놓을 수 있는 트럼프 말을 잘 듣는 인물을 후임 의장으로 지명해 놓자는 아이디어다. 파월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후임자가 실제로 Fed의장 역할을 할 수는 없지만, 금융시장에서는 트럼프의 의중대로 움직이는 후임자의 말에 더 귀를 기울여 마찬가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기막힌 묘수다.
이런 굴욕을 견디지 못하고 파월 의장이 자진 중도사퇴를 해준다면 그또한 '땡큐'라는 계산이다.
현재는 공화당이 대통령,상원,하원 등 모든 행정권한을 장악해 트럼프의 취임과 동시에 무리를 두고 파월을 교체할 수도 있지만, 임기가 보장돼 일하고 있는 Fed의장을 해임하긴 매우 부담스런 상황이다. 트럼프가 가장 중요시하는 주식시장이 연일 요동을 칠 수 있기 때문이다.
베센트는 트럼프와 같이 미국 우선주의의 극우 보수성향을 보이는 인물이지만 뜻밖에도 동성애자다. 그는 동성애 가족으로 여성으로 역할을 하고, 남편 역할은 뉴욕시 검사인 존 프리먼이다. 대리모를 통해 얻은 두 아이를 자식으로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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