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프로배구 여자부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이 위기를 맞았다. 라이벌 흥국생명이 시즌 개막 후 9연승으로 1위(승점 26)를 달린 반면, 현대건설은 10경기서 7승 3패(승점 21)로 26일 기준 2위로 쳐졌다.
특히 직접적인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흥국생명에 3패 중 2패를 내준 것이 뼈아프다. 현대건설은 흥국생명과 시즌 개막전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고, 24일 원정 경기에서도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현대건설은 24일 원정 경기에 앞서 21일 IBK기업은행과 홈 경기서도 2-3으로 지면서 2연패 수렁에 빠졌다.
시즌 초반 선두권 판도를 좌우할 고비에서 ‘에이스’ 모마가 부진한 것도 큰 타격을 줬다. 모마는 개막전서 11점에 그치며 부진했고, 21일 경기에서도 그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26점(공격성공률 36.07%)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32점(공격성공률 45.31%)을 기록한 IBK기업은행의 빅토리아를 넘어서지 못했다.
부진은 이어졌다. 24일 흥국생명과 시즌 2번째 맞대결에선 1세트 초반 교체됐고, 단 1점도 올리지 못하면서 밖에서 코트를 바라봐야만 했다. 현대건설은 오히려 모마가 빠지자 경기력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모마가 코트를 떠날 때 0-8로 뒤졌다. 모마의 공격은 상대 수비에 걸리기 일쑤였고, 범실도 2개를 기록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초강수를 던졌는데, 모마를 교체하고 국가대표 아포짓 스파이커 나현수를 투입했다. 모마가 빠진 뒤 0-10까지 점수가 벌어졌던 1세트를 17-25로 따라붙었다. 2세트 들어 긴 승부 끝 37-35 신승을 거뒀다.
현대건설은 모마가 코트를 떠난 이후 토스가 공격수들에게 균등히 배분됐다. 위파위, 정지윤, 양효진, 이다현, 나현수 등이 공격에서 힘을 냈다. 경기를 내줬으나 모마의 빈자리를 ‘토털 배구’로 메꿨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일각에선 모마와 구단 간의 불화를 예상하기도 했다. 모마가 IBK기업은행전에서 짜증을 부리는 장면이 카메라에 담겼고, 흥국생명전에선 1세트 초반 교체 이후 경기에서 배제됐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강 감독은 “불화는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컨디션이 좋지 않은 모양이다. 선수가 생각하는 컨디션과 코치진이 컨디션을 이해하는 차원이 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초반 3패로 우승으로 향하는 행보에 위기가 오고 있다. 흔들리는 모마의 컨디션 회복과 멘탈 관리가 현대건설의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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