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력 사업인 유통·화학군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지주사가 비상 경영에 돌입한 롯데그룹이 인사 발표가 임박해 오면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유통·화학군 모두 업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라시'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어 신동빈 회장의 '결단'에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2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등에서 계열사별 이사회를 진행한 후 2025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한다.
롯데는 임원 인사평가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정기 임원 인사를 위한 준비도 막바지 작업에 이른 셈이다.
특히 지난 18일 '12월 모라토리엄(채무불이행) 선언' 관련 내용의 유동성 위기설이 제기되면서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등 그룹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세로 전환하는 등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지난 19일 진행된 '상전유통학술상' 시상식에 롯데 유통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례적으로 취재진을 차단하며 '함구령 모드'로 전환한 바 있다.
논란이 지속되자 롯데는 부동산 가치와 가용 예금만 71조 원대로,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재무특약 위반 발생 역시 유동성이 충분한 만큼 원리금 상환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최근 롯데쇼핑이 롯데백화점 부산 매출액 하위권인 센텀시티점 매각 작업에 나선 사실이 전해지면서 유동설 위기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롯데쇼핑 측은 "센텀시티점 매각 자문사로 최근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를 선정한 것일 뿐, 점포 운영의 효율화를 위한 MD 강화, 리뉴얼 등 우선적으로 사업에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유통가 인원 감축설과 관련해서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롯데면세점과 롯데케미칼은 6월과 7월 각각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이뿐 아니라 이커머스 롯데온(6월)을 시작으로 롯데면세점(8월), 코리아세븐(10월), 롯데호텔앤리조트(11월) 등 유통 부문 계열사는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화학군 계열사 임원은 이달부터 급여의 10~30%를 자진 반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적 부진의 주요 계열사에 대한 신 회장의 특단이 담긴 메시지가 나오지 않겠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주요 계열사의 최고 경영자군의 거취가 주목된다.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대표로는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가 있다. 유통군에선 △롯데마트·슈퍼를 이끄는 강성현 롯데쇼핑 대표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 등이, 화학군에선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 등이, 식품군에선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이영구 롯데웰푸드 대표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 등 임기도 내년 3월까지다.
특히 올해 유독 유통가 1980년대생 젊은 재계 3·4세들의 승진 행렬이 이어지면서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1986년생)의 승진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12월 인사에서 60대 계열사 대표 8명 퇴진을 비롯해 대표 14명을 교체했다. 외부 전문가 영입으로 '순혈주의 타파' 기조와 젊은 피 수혈, 여성 리더 전진 배치 등 혁신을 단행했던 만큼 이번 인사 역시 새로운 인물 등장에도 초점이 맞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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