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채연 기자] 중국 경기 침체로 다이궁(보따리상)·중국 관광객의 구매력 저하에 고환율 기조까지 더해져 면세업계를 옥죄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신라·현대 등 면세점 4사 모두 올해 3분기 영업손실(적자)을 냈다. 대형 면세점 4사 모두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해외 사업 매출 증가로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7994억원을 기록했으나, 경기침체·소비둔화와 함께 유커(중국 단체관광객) 회복 지연 등 요인으로 영업손실(적자) 460억원을 기록했다. 또 지난 8월에 단행한 조기퇴직 프로그램 위로금 약 160억원이 일회성 비용으로 3분기 실적에 반영됐다.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면세점인 신세계디에프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47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16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22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개별관광객(FIT) 매출이 33% 늘었으나 인천공항 정상 매장 확대에 따른 임차료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은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59억원, 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3분기에는 387억원으로 적자를 내면서 1~3분기 누적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현대면세점도 시내면세점 매출 부진으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2282억원을 기록했고 80억원의 적자를 냈다.
면세 업계 관계자는 “객단가가 높은 제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가던 중국 다이궁(보따리상)들의 소비 약화와 공항 임대료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공항 임대료 인상에 면세점 ‘고초’
공항 임대료 인상도 면세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여객당 임대료’ 정책을 선택한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입점한 면세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객당 임대료 정책은 공항 여객 수에 따라 임대료를 매기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에 입점한 면세점 신라·신세계·현대 3사는 매출과 관계없이 인천공항 입점 입찰 과정에서 제출한 금액에 여객 수를 곱한 만큼의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인천공항 4단계 확장 공사가 마무리되며 여객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같은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여객 수가 늘어나면 면세 업계가 부담해야 할 비용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인천공항을 이용한 여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97% 정도 회복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제선 기준 여객 실적은 3404만8517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상반기 대비 96.6%의 회복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여객 수 증가가 면세점 업계의 매출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고환율과 중국 내수 침체로 큰 손이였던 다이궁의 감소와 함께 쇼핑 위주에서 관광 위주로 바뀐 여행 패턴, 단체보단 개별 여행객이 늘어나는 등의 변화로 국내외 고객이 면세점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면세점 객단가에서도 나타난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2021년 266만4000원에 달했던 면세점 객단가는 올 상반기 53만5000원으로 낮아졌다.
면세 업계 관계자는 “각 면세업계는 어려운 업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비상 경영에 돌입하거나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정비 절감을 통한 재무안정화와 경영효율화에 전사가 매진하겠지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힘든 시기 보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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