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성진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공개적인 경고를 받은 두 체육단체 수장,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다소 엇갈린 행보를 보인다.
이기흥 회장은 3선 도전이 임박했지만 정몽규 회장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는 분위기다.
26일 체육계에 따르면 현재 이 회장은 체육회에 후보자 등록 의사 표명서를 제출했다. 차기 선거 입후보를 위한 절차로 이 회장이 3선 도전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체육회의 회장 선거 규정은 체육회나 회원단체(회원 종목단체, 시도체육회, 시군구체육회) 등의 회장 포함 비상임 임원이 선거에 나서려면 임기 만료 90일 전까지 후보자 등록 의사 표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한 같은 기한까지 직을 그만둬야 한다.
이 회장의 임기 만료는 이달 29일이다. 그는 3일 앞두고 서류를 제출했다. 이제 이 회장이 선거에 나서려면 회장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이 회장의 3선 도전 여부를 심의했고 이를 승인해 출마에 문제는 없다. 그러나 이 회장은 그동안 주무 부처인 문체부와 각종 체육 정책을 놓고 마찰을 빚었다. 문체부는 공개적으로 이 회장의 차기 선거 불출마를 요구했다.
최근에는 국무조정실 정부 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이 이 회장의 부정채용·금품수수·횡령 등의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문체부는 이를 근거로 지난 11일 직무 정지를 내렸다.
체육회 노조가 이 회장을 향한 규탄 시위를 벌인 것도 부담이 된다.
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 14일 선거인단 투표로 치러진다. 오는 12월 24∼25일에 입후보 등록을 진행한다. 현재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이 체육회장 선거 출마 의사를 표명했다.
똑같이 문체부로부터 불출마 등을 요구받은 정 회장은 아직 4선 도전을 밝히지 않았다.
축구협회 규정상 정 회장이 선거에 나서려면 임기 종료 50일 전인 12월 2일까지 후보자 등록 의사를 알려야 한다. 축구협회장 차기 선거는 12월 25~27일에 후보 등록을 하고 내년 1월 8일에 선거를 한다.
정 회장은 여태껏 공식적으로 4선 도전에 대한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26일은 그가 4선 도전을 할 경우 마지막으로 주재하게 되는 임원 회의가 열리는 날이었다. 정 회장이 회의에서 4선 도전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정 회장은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축구계 관계자는 “입후보 직전까지 고심하다 출마 여부를 정하지 않겠냐”고 조심스레 생각을 전했다. 임원 회의에 참석한 한 임원도 “이번 주 중에는 발표하지 않을까 싶다”는 전망을 했다.
정 회장도 이 회장처럼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후보 등록이 가능하다. 이 회장이 승인받은 점을 볼 때 정 회장도 문제없이 승인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축구협회의 무능한 행정력과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불투명, 불공정 논란의 중심으로 지목되며 비난을 받았다. 이 상황에서 정 회장이 출마를 결정한다면 부정 여론은 더욱더 심화할 수 있다.
정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허정무 전 축구 대표팀 감독이 차기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허정무 전 감독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축구협회가) 독단적인 운영으로 인해 의사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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